감사는 개뿔
직장인인 게 싫어질 때가 있다.
꼬박꼬박 월급 나오는 거에 감사해야지 싶다가도
그거 하나로 버티기엔 너무 참기 힘든 것들이 많다.
오늘이 그랬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나의 위치에 대한, 권력에 대한, 책임감의 문제에 대한, 사람의 이기심에 대한 환멸.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난처해져야 하고
그 뒷일을 감당해야 하고
관성에 젖어 책임감이 없었던 그 사람은
전화 한 통으로, 이기심에 발린 말 몇 마디로
권력으로 나를 찍어 내린다. 또 그게 먹힌다.
너무 화가 나고 어이가 없는데
이 와중에 일은 또 해야 하고
메일 마무리에 ‘감사합니다’라고 쓰고 있는 내가
너무 싫었다. 감사는 개뿔
직장인들이 다 그렇겠지 싶은 생각이 드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 직장인은 왜....
안 그래도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고민이 쌓여 있었는데 커다란 돌덩이를 안게 된 것 같다. 마음이 무겁다.
계속 이대로 나아갈 수 있을까?
별 것 아닌 일에도 이렇게 휘둘려버리는 내가
그 무거운 돌덩이를 안고 무사히 걸어갈 수 있을까?
휴... 너무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