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내 삶에 전하는 말
자연을 관찰하면서 삶의 철학을 오묘하게 섞여놓은 책 <월든>을 읽었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완독 해서인지 그 기쁨이 더하고, 많은 분들이 인생 책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글 속에 보물을 찾는 기분이었고, 원본을 구매해 자주 꺼내보고 싶은 책이 되었습니다. <월든>에는 교육, 자연, 또 삶의 전반적인 작가의 철학에서 배울 점이 다양합니다. 이번에 고른 문장들 외에도 밑줄 그은 문장이 많았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을 찾으신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01. 자연을 가까이 | 잃어버린 여유를 찾아서
02. 다양한 삶의 지표 | 나만의 독자적인 생활방식
03. 사건을 바라보는 태도 | 이슬방울을 맞는 풀잎처럼
내가 숲에 살고 싶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봄이 오는 것을 지켜보는 여유와 기회를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날마다 아침은 나에게 자연과 같이 소박하고 순결하게 살라고 권했다.
<월든> 봄이 오다 | 나는 어디서,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中
바쁜 도시를 살아가는 저는 일 년에 몇 번의 여행지 정도로 자연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새싹이 피고 지는 자연의 변화에까지 긴 시선을 두고 관찰하기에는 너무 바쁜 일상을 살아가서일까요. 책은 계속해서 그런 '바쁜' 삶에 대해 질문합니다. 정말 그렇게 바빠야만 하는 것인지, 그 방향성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질문하며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요.
밖을 한번 내다봅니다. 인지하지도 못한 사이 이미 새파랗던 나무는 겨울맞이를 마쳤습니다. 내가 더 빨리, 정신없이 살아가는 동안 자연은 참 한결같은 자신의 속도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합니다. 우리 역시 그런 자신의 속도를 인정한다면 자연과 함께 살아갈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자연에서 살게 된 작가의 말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연과 멀리 살아가기 쉬운데, 봄이 오는 것을 지켜보는 여유를 가지고 싶었다니. 전에는 그런 삶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아무런 욕심 없이 자연의 변화를 바라보는 작가의 여유가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되도록 다양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각자가 아버지나 어머니, 혹은 이웃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말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생활방식을 찾아내어 그 길을 따라가기를 바란다. 그 젊은이는 건물을 짓거나 나무를 심거나 항해를 떠날 수도 있지만, 하고 싶다는 일을 못하게 방해하지는 말자. 뱃사람이나 도망 노예가 북극성을 보고 방향을 가늠하듯이, 우리는 정확한 지표를 지향해야만 현명해질 수 있다.
<월든> 경제생활 中
생각도, 모습도, 배경도 다양한 사람들이 다 똑같아지려는 노력을 하는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밖에 나갔는데 열의 아홉이 유행하는 브랜드의 옷을 입고 안정적이라는 직장의 엄청난 경쟁률을 볼 때, 멈칫합니다. 우리는 참 다양한 모습으로 태어나 살아가는데 왜 이리 획일화되기 위해서만 노력하고 있는지. 사실 다양성은 나쁜 것이 아닌데,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배움과 배려가 있는 것일 텐데 생각하면서요.
획일화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체가 된 생각과 지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 주위 사람들이 가진 생활방식을 그대로 습득하기 보다는 나 자신이 질문해보고 실천해보고 또 도전해보면서 만들어간 나만의 생활방식이 그 지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작가의 이 말이, 그런 도전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라는 조언으로 들립니다. "쟨 왜 저래? 왜 우리가 해오던 것과 다르게 하는 거야?"라고 바라보기보다 그런 용기에 엄지척 해 줄 수 있는 정도.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보슬비가 한 번만 내려도 풀은 더한층 짙은 초록색을 띤다. 그와 마찬가지로 더 좋은 생각이 투입되면 우리의 전망도 밝아진다. 우리가 항상 현재에 살면서, 아무리 작은 이슬방울이 떨어져도 그 힘을 인정하는 풀잎처럼 우리에게 닥친 모든 사건을 유익하게 이용한다면, 그리고 과거에 좋은 기회들을 놓친 것을 속죄하느라 시간을 보내면서 그것으로 의무를 다한 양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행복해질 것이다.
<월든> 봄이 오다 中
요즘 유입된 좋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떨어지는 이슬방울을 내게 이롭거나 해로울 것이라는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 주어지는 모든 상황을 사용해 내가 조금 더 짙어지는 기회로 삼고 싶습니다. 이런 일이 나에게 왜 일어나는지 하고 원망 어린 마음으로 불평하기보다는 이 경험이 나를 조금 더 깊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그대로 받아들이고 더 좋은 나 자신이 되기 위한 자양분으로, 좋은 영향을 받아야지 하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좋은 생각, 새로운 마인드를 불어놓아 주는 것들을 가까이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카피라이터 박웅현 님이 한 강연에서 "지금 내가 무엇을 즐겨보는지에 따라 10년 후가 바뀐다"라는 말을 하셨어요. 좋은 책, 생각하게 하는 영화,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가까이에 두고 싶습니다. 주체적으로, 최선을 다해 나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을 더욱 가까이하려는 다짐을 해 봅니다.
Cover photo by Andreas Gücklhorn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