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븐니 Aug 27. 2021

<그 남자의 기억법>과 망각 : 과잉기억증후군

너는 시청에도 다 계획이 있구나 l 기억과 망각

[ *본 드라마는 MBC에서 방영된 32부작으로 드라마로, 기획에 권성창 님, 연출에  오현종, 이수현 님 극본에 김윤주, 윤지현 님이 참여하였습니다. 스포가 있으므로 드라마를 시청하기 전 어떤 단서도 원하지 않는 독자분들은 다른 글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


여신강림의 문가영, 사랑에 먼저 다가가는 라이징 스타를 연기하다

 드라마 <여신강림>에서 문가영이라는 여배우의 연기를 인상적으로 시청한 기억이 있다. 그녀가 나오는 드라마에서는 그것이 연기라고 할지라도 밝은 표정과 올망졸망한 맑은 눈망울로 좀처럼 그 연기가 연기처럼 느껴지지 않고 실제처럼 느껴졌다. 그녀를 만나면 아마 배역에서처럼 똑같이 밝고, 맑은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 말이다.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게 하는 영혼의 맑음이 느껴지는 신예스타 문가영. 대중에게 여신의 연기, 폭탄(얼꽝)의 연기 등의 교차점을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준 열정 만점 그녀가 찍은 또 다른 드라마가 있었으니 바로 <그 남자의 기억법>이라는 MBC 수목드라마다.


 드라마에서 여하진(문가영)은 열정을 다해 사는 라이징 스타로 나온다. 여신 강림에서 나온 천방지축 여신 여고생과는 다른 느낌의 모습이다. 한편, 남자 주인공은 과잉기억 증후군으로 1년 365일 8760시간을 모조리 기억하는 앵커 이정훈(김동욱)이다. 이정훈의 전 여자 친구는 하진의 단짝 친구 정서연(이주빈)인데, 어떠한 사건에 연루되어 정훈에 곁에 있지 못하고 결국은 이 세상을 뜨게 되어 이정훈(김동욱)은 오랫동안 그 기억을 잊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앵커 이정훈이 출연하는 뉴스 프로그램에 패널로 여하진(문가영)이 나오면서 둘은 썸과 사랑이 시작된다.


슬픈 기억을 잊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슬플까 l 과잉기억 증후군

 얼떨결에 공개 연애를 선포하게 된 잘 나가는 라이징 스타 여하진(문가영)과 이정훈(김동욱). 처음에 그들은 거짓 연애설을 진짜 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만남을 갖는다. 여하진(문가영)에게는 이정훈(김동욱)을 좋아하는 진심도 있어 보인다. 이정훈(김동욱)은 전 여자 친구의 존재 때문인지 하진(문가영)에게 쌀쌀맞게 굴기 이루 말할 데가 없는데, 과연 그들의 썸과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


드라마는 결코 두 사람의 연애 관계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어떤 한 사랑에 집착한 남자에 의하여 전 여자 친구 정서연(이주빈)이 죽게 되었으니, 그리 가볍지 않은 드라마다. 스토킹과 비슷하기도 하고, 집착에 의한 과대망상의 모습도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서연(이주빈)을 죽음에 빠트렸던 남자가 또, 이정훈(김동욱)의 연인이 되는 여하진(문가영)을 하나, 둘 조여가면서 위협을 주는 모습에서 집착에 대한 또 다른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즉 전 여자 친구 서연(이주빈)이 죽었는데 이정훈(김동욱)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면서 잘 살아가는 건, 서연(이주빈)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게 그 남자의 입장이다. 이렇게 얽히고설킨 과정 속에서 과잉기억 증후군이라는 망각의 기능이 없는 정훈(김동욱)의 선택은 멋있었다. 지워지지 않을 기억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와 직접 정면으로 맞서고 싸운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로 인하여 두 번 잃을 수는 없으니, 이는 누가 보기에는 사랑의 장난 같지만 그들에게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한 전쟁과도 같아 보였다.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l 앵커 이정훈(김동훈)과 라이징 스타 여하진(문가영)의 사랑

 망각과 기억, 정훈(김동욱)은 전 여자 친구 정서연(이주빈)을 잊고 여하진(문가영)을 사랑할 수 있었다.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 그가 서연(이주빈)의 친구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기로 결심한다. 여하진(문가영)은 처음에 이렇게 자신의 어릴 적 친구 서연(이주빈)과 정훈(김동욱)이 만났다는 사실을 몰랐지만, 이후 기억이 돌아오는 어떤 과정에서 서연(이주빈)이 정훈(김동욱)과 진지한 만남을 이어온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여하진(문가영)이 기억을 잃었던 것은 서연(이주빈)의 죽음과 함께 현실의 슬픔을 잊기 위하여 뇌 속의 회로가 고장이 났는지, 단기 기억 상실이라는 병원의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게 된다. 그렇게 친구의 기억을 잊고 있었는데 계속적으로 서연(주빈)과 관련한 일들이 떠오르면서 결국 서연(이주빈)이 자신의 친한 친구였다는 기억을 알게 되었고, 내 친구와 만난 정훈(김동욱)과는 더 이상의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아 이별을 결정하기도 한다. 빗속에서 비를 맞으며 정훈을 잊기 위하여 괴로운 이별과의 사투를 버리기도 한다.


드라마에서처럼 과잉기억 증후군으로 잊어야  기억을 잊지 못한  살아가는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망각의 힘으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슬픔, 이별, 아픔, 어린 시절의 생각하기 싫은 다양한 기억들을 잊음으로 현재의 행복과 기쁨을 대신 채운채로 그렇게 망각 속에서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으면서 말이다. 그러한 기능이 없이 모든 일을 기억하고, 저장하고, 기록하면 어떻게 인생을 살아나갈 수가 있을까? 드라마는 기억과 망각이라는 것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주기 위하여 이렇게 정훈에게 과잉기억 증후군이라는 설정을 마다하지  같다.


그렇게 많은 장애물과 우여곡절을 이겨 내고 앵커 이정훈(김동욱)과 여하진(문가영)은 둘의 사랑을 지킬 수 있는 사랑의 승자로 나온다. 그렇기에 정훈이 과잉기억 증후군을 가진 망각의 기능이 없는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하진의 사랑의 힘과 에너지로 버텨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드라마에서 정훈(김동욱)이 자신의 최대 단점인 기억에 대한 저장능력이 무한하다는 사실에도 -보통 사람이라면 또 다른 상처를 받기 위하여, 새로운 사랑을 포기하였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사랑을 선택하고 용기 있는 선택을 보여준 것처럼, 우리들도 사랑을 위하여 우리들의 단점을 극복하여 끝까지 소중한 어떤 것들을 지켜나가는 현명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기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