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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Aug 31. 2021

<아는형님>이게스트를 대하는 태도

너는 시청에도 다 계획이 있구나 l 전학생에 대한 존중감을 보며

PR 시대인데, 나의 말은 나의 마음과 다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면접, 스피치 노하우에 대한 에세이 글을 작성해보니, 다양한 면접관들의 질문들이 생각난다. (탈락한 회사들도 많이 있다.) 우연히 운 좋게 면접장소에 가면 다양한 질문들의 홍수 속에서 혼비백산의 정신줄을 부여잡으면서 이성적인 나의 모습을 어필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러한 면접관들의 모습이 때로는 냉철하도록 무섭기도 하고, 나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나를 PR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원하는 말을 제대로 하고 나오지 못한 적도 많았다. 발표 준비를 해보아라. 원하는 말을 100%도 못 하고 오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우리가 글이 아닌 스피치를 따로 공부하는 이유도 그것에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면접이라는 상황에서 내가 마주한 주된 공통된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게 생각보다 떨리고 제대로 답변을 준비하지 않으면 엉뚱한 말을 하게 된다.)

* 우리 회사를 왜 지원하셨고,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는지는 알고 계신가요?

* 공백 기간에 대한 질문, 관련 직무에 관한 질문, 어떻게 알고 지원하였는지, 무슨 노력을 하였는지.

* 휴학 기간에 대한 질문, 여자 친구/남자 친구 유무 질문, 부모님이나 친구관계에 관한 질문도 종종

* 바라는 회사의 모습에 대한 질문,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회사에 대하여 궁금한 것


<아는 형님>이 게스트를 대하는 태도 l 학교와 회사의 차이

이렇게 새로운 전학생들에 대한 자기소개서를 물어보면서 매 회, 게스트를 초대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이 그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학교'를 콘셉트로 해서 새로 나오는 게스트들을 '전학생', 기존에 고정 패널들을 그 학교에 다니는 '기존 학생'이라는 구도로 그려서 매 회 나오는 게스트들을 친절하게 맞이한다. 이 정 넘치는 '형님 학교'에서 압박 질문이라는 건 없다. 게스트들이 <아는 형님>에 적응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사근사근한 태도로 게스트들의 능력이 최대치를 발휘하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태도가 면접장소에서도 이어지면 참 좋겠지만, 학교와 회사는 다르다.


'학교'는 교장선생님이 계시고, 각 학급의 부장 선생님, 특별활동 선생님, 담임 선생님들의 조직으로 그 아이들과 조직을 '교육'이라는 목적으로 이끌고 가야 하는 사명이 있다. '회사'는 대표이사가 있고, 경영지원국이 있고, 각 특성에 맞는 부서가 있고, 이를 관리하는 인사팀과 노조가 있고, '이윤'이라는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 회사이다. 순수하게 교육을 추구하는 학교에서의 논리를 회사에 적용하려고 한다면? 이는 조금, 연목구어식의 일을 행하는 어리석음이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상사는 선생님이 아니고, CEO는 교장선생님이 아니다. 나를 평가하고 이윤이라는 목적에 더 가까운 사람일 수도 있다. 나의 무지를 들키는 순간, 학교처럼 선생님들이 지식의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닌,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이성의 힘이 많이 필요한 곳이다. 총성 없는 삶의 전쟁터일 수도 있다.


그 와중에도 교장선생님과 선생님 같은 덕을 베풀고, 인성으로 다가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회사를 학교처럼 생각하며 다닌 적이 있다. 순수하게 이건 잘하고~ 저건 못하고~ 이건 시켜주시고요~ 저건 시켜주지 마세요~!라고 하면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있다. 내가 어렵다고 한 직무가 나에게 우두커니 와 있고, 내가 비교적 잘해드릴게요~!라고 한건 어쩐지 저 반대편에 가 있다. 일부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 나는 회사생활의 이치와 논리를 배웠다. 그만큼 회사는 만만한 사회의 기관이 아니란 것을. 순수하게 바라보고 있을 대상은 아니라는 소리다. 하지만 그러한 와중에서도 '가능성'을 보는 회사와 임원진들이 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처음부터 회사에 모든 일에 다 잘하고 프로처럼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그렇게 경험과 경력이 쌓일 수 있도록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선생님이 제자를 키우듯이, 사수가 후임을 사랑으로 기르고 인정으로 책임지기도 한다. 그렇게 인생의 좋은 인연을 만들면서 학교의 선생님 같은 인정과 '덕'을 쌓는 직장인 분들과 임원진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회사는 학교는 아니지만, 학교 같은 좋은 인성의 덕을 가진 분을 만날 수도 있는 '인생의 터전'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차가움의 온도를 지닌 회사 속에서 오늘도 많은 노력과 노고의 힘을 발휘하고 계신 분들께, 따뜻함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아는 형님>을 보며 나에게 인성적으로 다가와 준 많은 동료를 생각하며 힘내 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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