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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Aug 31. 2021

아니운서하는거유?

<생긴건평범밥,노력은비범밥>작성 뒷이야기 l 9월이오기 전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브런치 북 <생긴건 평범밥, 노력은 비범밥> 완성, 뒷 이야기

그렇게, 온 집안을 뒤흔든 나의 꿈 이야기의 일부분이 묻어나 있는 에세이 브런치 북이 완성되었다. 어쩌면,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 블로그에서 활동해도 될 내가, 브런치 팀의 승인을 얻어 이렇게 긴 글을 다양하게 적게 되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원래의 성격이라면 정말, 이런 자세한 얘기 하는 것 자체를 안 좋아한다. 오히려 감추는 편이 편한 성격인데, 이렇게 나의 인생길을 하나, 둘 공개한다는 게 좀처럼 편하지가 않다. 누가, 정상궤도에 확실하게 오르지 못한 꿈과 목표에 대한 글을 쓰고 싶겠는가? 그렇지만, 원래 나눔을 좋아하는 성격에 이 다양한 고민거리에 대한 지식 나눔을 한다니 그 기쁨은 크게 가지고 있다. 누군가의 꿈길의 '참고자료용'이라도 사용되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다.

https://brunch.co.kr/brunchbook/splendid-rice


그렇게 끝까지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작성해본 건, 열정 리더들과 동기부여의 길에서 조금 지친 사람들을 위하여 나의 크고 작은 성공, 실패 담의 글을 조금 오픈해보았다. (공개적인 곳에서 나를 모르시는 분들이 읽으실 것을 고려하여, 더 많은 처절함과 더 많은 자랑거리는 조절하여 작성하였다.) 꿈길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나의 성장 이야기가 겹쳐질 때마다 그 시절이 그리워서 시큰둥해졌다. 엄마는 이렇게 과거의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나에게 가끔, '과거에 너무 집착하는 건 안 좋은 것 같아'라고 말을 하는데, 나는 과거의 추억으로 살아가는 사람 중에 하나다. 그게 현재에 잘 나갈 때도 그렇고, 삶에 동력을 잃어서 기운이 없을 때도 그런 공통적인 습성이다.


Special Rice or Splendid Rice l 특별밥이냐 or 아주멋진 특별밥이냐

나의 에세이 제목을 영어로 적는다면 뭐라고 적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마지막 화의 제목을 결정하였다. <Appearnacne is Usual, Effort is Splendid>: 생긴건 평범, 노력은 훌륭한! 이라는 의미가 더 마음에 들었다. 특별 밥=Special Rice이라고 기존의 너무 많이 사용된 단어를 마지막 화에 넣자니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이미 많이 사용된 표현을 논하자고 여기까지 글을 쓰게 된 건 아니니, 내가 알고 있는 단어 중 조금 럭셔리해 보이는 단어를 하나, 둘 나열해보니 위와 같은 단어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 30화에 달하는 분량의 글을 쓰기 위하여, 그렇게 열정적인 노력으로 무모하게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모한 도전>이 <무한도전>으로 프로그램 이름을 변경하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까지는 다양한 프로그램 포맷의 변경과 PD의 관찰이 뒷받침되었다. 나의 '무모함'을 담은 에세이가 언젠가는 '유능함'을 담은 에세이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나도 이제 더 많은 노력과 인생에서 관성에 젖어 고치지 못한 나의 안 좋은 습관과 편견을 변경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조금 더 성숙해진 내가 되면 <능력은 유능밥, 인생은 재미밥>이라는 글을 아주 나이가 들어서 한번 더 작성해보고 싶다. 


다양한 전문가가 넘쳐나는 이 장소에서 나의 글을 작성한다는 건, 독자들에게 항상 열려있는 그 브런치에서 글을 작성한다는 건 항상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만든다. 말이 '아'다르고 '어'다르다고 내가 좋은 의도에서 행한 한마디가 어느 누군가의 생각과 경험 속에서는 좋은 의도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미 블로그를 운영한 경험을 통해 학습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나, 둘 나를 깨는 글을 쓰는 이유는 '깨진 유리창의 원리'처럼 그 사회에 쓰레기와 더러움에 뒤덮여 어느 누구도 치우지 않게 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함이다. 조금 도전적일 수도 있는 다양한 글들을 쓰는 건 사회를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함이다. 


할머니, 이제 저 명절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할머니는 충청도 분이시다. 충청도 분들의 말투를 자세하게 들어보면 약간 느리고, 종결 표현을 할 때 ~거여?, ~거유? 라면서 정겨움을 자아내는 말투를 쓴다. 언젠가 아주 힘든 시험을 치르고 침대에 KO상태로 누워있는데 할머니가 나를 찾으신다고 한다. 전화기를 들고 할머니의 목소리르 들어보니 "그래, 아니운서 하는거유? 잘하고 있는거여?"라며 생전 들어보지 못한 다정한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었다. 너무 힘들고  지친 순간 누군가가 나를 격려해준다고 생각하니, 또 이내 서러움의 눈물이 흘렀다. "할머니 내 꿈 기억하고 있네." 하면서..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시골 어르신이라서 잘 알턱이 없는 앵커의 발음을, 할머니까지 저렇게 기억하고 계신 것 보면, 난 어느 정도 꿈길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이라고 만족하며 살아도 될 것 같다.


이제는 맨 처음 당차게 도전했던 영화 리뷰와 관련한 <키워드로 영화 읽기 03> 브런치 북 작성, 비교적 한 사람에 대한 사랑 시가 주를 이루는 감성 시 작성에 더욱 매진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얼떨결에 새벽에 고백해버린 캥거루족+송블리의 삶이 묻어나 있는 <캥블리가 살아가는 법>의 매거진을 다채롭게 구성해볼 예정이다. 이제 추석이 다가온다. 서해바다 쪽에 계신 그리운 할머니, 나의 안부를 자주 물어봐주시는 삼촌, 좋은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용돈과 책을 보내주시는 큰 아버지, 묵묵히 많은 부분을 지켜 보고 계시는 아버지, 알게 모르게 내가 더 잘 되기는 바라는 엄마까지. 명절이면 이렇게 가족들의 발자취가, 가족들의 어깨가 생각나는 이상한 멜랑 코리에 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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