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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Dec 19. 2022

인간의 '감정'을 이용&조종하려는 것에 대하여

<송블리의 개똥철학> l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

드라마 JTBC <스카이 캐슬>은 처음에 입시 및 교육문제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푸른 난초라는 소재로 궁금증을 자아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두 드라마의 공통점을 찾아보라고 하면, 얼핏 보기엔 그리 많은 연결 고리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굳이 찾아내자면, 이 두 드라마에서 나온 악역들이 인간들의 욕망 혹은 감정을 이용하여 상대방의 인생을 조종하려고 하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어 보인다. 문득, 이 두 드라마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니, 그 두 사람의 사악한 생각이나 감정을 조종하려는 마음이 섬뜩하게 느껴져서 어떤 공포 드라마 보다도 드라마가 음산하고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조금 더, 심도 있게 오늘은 그 '감정' 및 '욕망'을 조종하려고 했던 두 악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김주영 선생은, 겉으로 보기에는 능력 있는 저명한 입시 코디로서 자녀들을 명문대에 보낼 수 있는 사람으로 그려지지만 그에게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자식 문제와 관련한 것이었고, 그 사연은 참 안타까웠다. 그러한 자신의 아픔으로 인하여, 그녀는 사뭇 무서운 태도와 사상으로 아이들을 세뇌하며,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한 학생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에 엄마에게 복수하라'는 말을 건네게 된다. 그런 말을 들은 영재는, 서울대 합격이라는 소식을 듣는 순간, 집을 나가게 되고 부모님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반항을 한다. 그리고, 김주영 선생의 주입대로, 영재는 부모님의 가장 행복한 극락의 순간을, 최악의 순간으로 바꾸게 되는 스토리. 그녀는 영재의 '복수심'을 부추기고 비뚤어진 마음을 주입시켰다. 이것이 참 안타까운 장면이었고, 드라마 초반에 나오는 센세이션 한 장면으로 일반적인 드라마의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범죄이며 한 가정을 파탄시킨 아주 무서운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원상아 관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박재상(엄기준)을 내조하며 효린이를 잘 양육하는 다정한 한 엄마의 모습을 가진 사람으로 그려지지만, 그에게도 역시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 바로, 원상아는 어린 시절 옷방에서 그녀의 가족을 우연히 다치게 만들었고, 그 가족의 죽음으로 인해 발생한 충격과 아픔으로 그녀의 생각 역시 어딘가, 사이코패스 적으로 비 뚫어져 있었던 것. 그녀는, 푸른 난초를 뿌리고 다니며 사람의 죽음과 살인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감정이 경색된 사람으로 묘사되었다. 또한, 그녀는 오인 주와 그를 돕는 최도일 사이에서, 자꾸만 최도일을 의심하게 만드는 이간질을 시키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지도 모른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인주에게 '두려움'을 주입시킨다. 그 두려움의 끝은, 결국 도일과 인주의 협력이 조금은 단단해지지 못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기도 한다. 이간질을 하면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만들어 내어, 상대방을 믿지 못하게 만들고 끊임없이 의심하게 하는 일을, 바로 원상아(엄지원)가 한 것이었다.




두 드라마를 보면, 악역이라고 보이는, 김주영 선생과 원상아 관장은, 자신의 상처 혹은 트라우마를 제대로 치유하거나 혹은 적시에 건강한 방법으로 치료받지 못하고 그것을 타인에게 투사하여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그 사람들도 느끼게 되기를 바라는 건전하지 못한 비뚤어진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마음이,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는 최종적으로는 영재 엄마의 죽음을, <작은 아씨들>에서는 결국 화영 언니처럼 보이는 어떤 한 여성의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스카이 캐슬의 김주영 선생은 그 죗값을 치르게 되고, 원상아 관장은 자신이 상대를 죽이려고 했던 방식으로 그녀가 최종 사망한다. (그녀들도 좀 더 복합적인 시선으로 보면 어떤 거대한 사건에 휘말린 일종의 피해자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러하다고 해서 그 나쁜 마음과 타인의 감정을 이용하고 조종하려고 한 의도와 죄가 정당화되진 않을 것이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도 인간이기에 상대방의 행복한 순간을 밟아버리고 싶은 기분도 들 지 모르겠다. 그게 당장의 나 자신의 행복이 아니니까. 또한, 나의 슬픔의 감정을 투사시켜 누군가의 삶도 기쁨만 가득한 삶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힘들면 무슨 생각, 감정이 안 들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행복과 기쁨을 바라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것은, 누군가의 행복과 기쁨을 위한 그 착한 마음이 우리에게 되돌아오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덕(德)'이라고 지칭하며 말이다. 삶을 살아가다 나이가 들면, 덕이 있는 얼굴과 덕이 보이지 않는 투박한 인상의 얼굴로 그 분위기가 갈리게 될 것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착한 마음으로 덕을 쌓으며 타인의 행복을 기원해야겠다. 우리는, 한번 살아가는 인생 못돼 처먹은, 마녀처럼 누군가의 행복을 시기하며 불행을 바라는 것이 아닌, 행복을 응원해야겠다.


마지막으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 두 드라마의 배경을 짚고 넘어갈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먼저, <스카이 캐슬>의 배경은 입시전쟁에서 그 출발점이 시작한다. <작은 아씨들>은 베트남 전에 참전한 용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데에서 그 이야기가 맞닿아 있다. 이러한 것으로 볼 때, 과도한 경쟁이나 전쟁이 만드는 인간적인 마음의 부패는 다양한 형태로 발현되는 듯해 보인다. 더불어, <스카이 캐슬>에서 김주영 선생의 자녀가 '천재'소리를 들었던 것에 대하여 부모들의 갈등으로 인한 일들에 휘말려 일종의 사고가 발생하는 것, <작은 아씨들>에서 베트남 전에 참전한 원기선 장군의 승전 뒤에 감추어진 한 가정의 비극과 그 딸이 받았던 충격과 아픔을 생각해보면 그 시대의 배경과 시대정신이 무엇이었나를 생각해보고 고찰해보며 모두가 서로의 아픔을 함께 치료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비정상적이며 기형적인,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전쟁들이 평화적인 상태로 전환되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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