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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Dec 23. 2022

안 하다 보면 못하게 된다.

<다블리의 일상다반사> l 그냥 쓰고 싶은 생각.

〃오랜만에 프린트를 연결하면서, 종이 넣어야 할 방향감각을 상실하다.


최근, 집에서는 프린트를 거의 사용할 일들이 없었기에, 방구석 1열에 처박아 놓고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중요서류나 인쇄물은 오피스디포나 동사무소, 도서관 등등의 장소에서 빠르고 깔끔하게 사용하는 것이 더 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귀차니즘의 선두주자 다블리 언니는 잉크 커트리지 바꾸는 게 나에게는 큰 일거리이자 장치 뚜껑을 열어 잉크통을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집에서는 정말 긴급한 프린트가 아닌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가급적, 인쇄를 하지 않으려고 하고 한다고 해도, 대용량 프린트가 가능한 곳에 가서 인쇄를 하는 편인 듯싶다.


그런데, 오랜만에 인쇄하여 무언가 기록물을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프린트를 꾸역꾸역 찾아내어서 연결을 하는데, 아주 너무 오랜만에 본 프린트라서 모양도 어색해 죽겠는데, A4용지를 어떤 방향으로 넣어야 하는지를 까먹었다. 위에서 아래로 나오는 건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건지, 아주 짧은 순간 헷갈릴 뻔했다. 종종 학교 프린트를 사용할 때엔, 아래 A4 종이통이 있는 곳도 있었고,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대형 복사기 및 프린트 등을 사용했을 때가 겹쳐지면서 내 집 컴퓨터 프린트 하나 못 다루며 오랜 시간 방향을 쳐다보느라고 아주 애쓴 하루였다. 그리고, 프린트를 연결하고 출력 준비를 마친 뒤 잉크 카트리지 분량을 확인하고, 아직 다행히 많이 남아있는 상황을 파악한 후에 안심을 하며 프린트를 사랑스럽게 대해주었다.


〃사람의 노력, 연습, 일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프린트 이야기 하다가, 문득 사람의 인생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무슨 이유로, 미루고 안 하고 멀리 하였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하려면 되는 것들이 많이 없다는 생각. 자신의 장점과 재능, 노력과 부지런히 해야 할 것들을 어떤 이유로 미루고 안 하고 뒤로 하게 되다 보면, 그것을 정말 타이밍에 맞게 발휘해야 할 때 제 실력이 나오지도 못하고 녹슬어 버린 채가 되거나 아니면, 더 많은 연마시간이 들 지도 모를 상황들. 그러니, 많은 인생의 멘토들과 선배들은 '꾸준히'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해왔던 듯싶다. 조금 더 부지런하게 생활하며 안 하게 돼서 못하게 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정진하고 갱신할 수 있는 내가 되어보면 어떨까를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연습들도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무슨 글을 써야 할지, 이 글이 나에게만 유익할지, 많은 공감이나 혹은 좋은 영감을 줄 수 있는 글일지를 생각하다가 컴퓨터를 켜는 순 간, 문득 글을 쓰기가 머뭇거려지는 순간이 있다. 그러는 순간에도, 오늘 하루 쓰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한번 더 글을 쓰고 사유하는 시간을 통하여 성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싶은 마음에 머뭇거려지는 순간에도 용기를 내거나 생각을 멈추지 않고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조심스럽게 써 내려가는 듯싶다.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는, 브런치에 발을 내디뎠는데 "이런 것도 있구나?"라면서 안 그래도 브런치 데뷔에 신나 있는 블리에게 한번 더 생긴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조금 브런치와 친해졌다는 생각이 들고, 꿈이란 좋은 온갖 꿈도 다 꾸었기에 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는 50 작품을 뽑는다면, 그래도 한 49위 안에는 들지는 않았을까? 하면서 내심 기대를 했던 모양이다. 아침에 꽤 실망감이 컸고,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했던 마음에 결과를 보면서도 서운함이 더 크게 들었다. 근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브런치에 첫 승인글을 올린 것처럼 항상, 매일, 퀄리티 높고 좋은 갬성의 글을 발행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나의 글을 지속적으로 발행해주는 글 공간을 마련해준 브런치가 사뭇 고마워서, 미운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요즘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 2023년부터는 영화 리뷰 글만을 집중적으로 작성할 것인지, 지금처럼 다양한 분야를 작성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왜냐면, 실제 성격은 말이 정말 없고, 이렇게 내적 수다쟁이인 모습을 들키는 것이 어느 날은 매우 부끄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글을 공개적으로 올리는 것이 그렇게 편치 않은 날도 있기에 말이다. 솔직한 에세이글을 쓰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내 일상의 모습도 묘사가 되기에 하는 고민이다. 어찌 되었든, 남은 2022년에는 방향성을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나온 글들에 대한 퇴고 작업도 진행하고, 그동안 다양한 작품들로 중간에 약간 업로드가 늦어진 작품들도 함께 신경을 쓰면서 글을 쓰려고 한다. 아니면, c랭크를 강화한 송커벨블로그를 다시 키워볼까에 대한 생각도 진지하게 드는, 12월의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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