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학도가 쓰는 히스토리-몽골제국: 팍스 몽골리카>
하나의 아프로 유라시아 연결망 발전에 있어서 역사적 역할
13세기에 유라시아 전 지역을 지배한 몽골제국은 아프로 유라시아 연결망 발전에 있어서 지대한 역사적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몽골제국의 역사적 역할을 크게 정치적·경제적·군사적 관점과 사회적·문화적·종교적 관점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정치적·경제적·군사적 관점과 사회적·문화적·종교적 관점을 통하여 몽골제국의 발전과 역사적 의의를 살펴보고, 팍스 몽골리카로 인한 동서 네트워크의 활발한 교류와 각 지역의 확장된 세계관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정치적·경제적인 관점에서 몽골제국은 유목민족이라는 뛰어난 기동성으로 정복과 전쟁을 통하여 광활한 영역을 확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정복과 전쟁이 끝난 후에는 제국의 통치와 행정을 위하여 여러 장치를 설치하였는데 대표적으로 '역참 제도'를 들 수 있다. 몽골제국은 역참 제도를 통하여 원활한 교통을 구축하였다. 역참 제도를 통하여 지역 간 교류가 활성화되었고, 국제 상인들이 주축이 된 활발한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하였다.
다음으로 사회적·문화적·종교적 관점에서 몽골제국은 사회적으로 민족적 혼합과 문화적 혼합을 촉진시키는데 일조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례적으로 서방에서 중국과 변경지역으로의 유입이 이루 졌다. 유럽인들이 몽고의 수도에 거주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중국인들이 먼 서방까지 이동하기도 하였다. 그 예로 중국인 기술자들이 티그리스 강 제방 공사에 참여하기도 하였고, 천문학자들과 당시의 의사들이 중동지역에 가서 활동하는 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한편 문화 간 교류의 활성화는 종교의 전파와 질병의 교류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 종교의 전파에서 기독교와 이슬람교 선교사들이 각지로 오가며 자신들의 종교를 전파했으며, 흑사병은 아프로 유라시아 망을 따라 광범위한 범위로 확산되었다.
즉, 이와 같은 몽골제국의 정치적 통합과 경제적 발전은 ‘몽골의 평화 (Pax Mongolica)’로 이어졌고 이러한 배경 아래에서 아프로 유라시아에 포함된 각 지역들의 문화 교류 및 세계관은 그 이전 시대와는 다른 경향성을 가지게 되었다. 가령 이 시기에는 중국과 몽고에 관한 체계적 서술인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 쓰여졌다. 더불어 인류 최초의 세계사 책 '라시드 앗딘의 집사'도 이 시기에 쓰였다.
특히, 라시드 앗딘의 집사의 구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부는 몽골 제국사 2부는 세계 민족사, 3부는 세계 지리지로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정보의 집적과 서술 체계들은 각 지역의 상호 교류의 결과로 나타난 성과물로서 역사적 의의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시기의 확장된 세계관의 영향을 받아 조선에서는 혼일강리 역대 국도라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까지 포함한 세계지도가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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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몽골리카의 동맥은 말을 이용한 '글로벌 네트워크'였다. 몽골 제국은 유목민족이라는 특성을 살려 때로는 전쟁과 전투적인 자세로 정복을 하였고, 한편으로는 복수의 교환체제가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네트워크 형성에 지대한 공을 미쳤다. 이와 더불어 몽골제국의 종교적 관용에 따른 선교사들의 활동과 아랍 상인들의 활발한 종교 및 경제행위가 뒷받침됨에 따라서 13세기에 세계는 하나의 교환체제 속으로 통합되어 갔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즉 13세기의 세계 체제론은 16세기의 근대 세계 체제가 발생하기 전까지 소강상태에 있다가 다시 발생한 것으로 보는 역사적 가설인데, 이는 19세기 유럽의 제국주의 발달과 20세기, 21세기의 서구 사회의 형성에 유의미한 역사적 가설로 보인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몽골제국은 고대 동서교류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환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유럽 최초의 근대적 지도인 카탈루니아 지도, 조선의 최초의 아프리카 대륙을 포함한 혼일강리 역대 국도 지도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팍스 몽골리카 시대에 몽골 제국은 몽골 내부 지배의 공고화뿐만 아니라 세계적 교류에 있어서도 윤활유로서의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