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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Feb 15. 2022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브런치와 친해지기 프로젝트> | 블리 글쓰기 역사

블리가 글을 빨리 쓰는 노하우

오랜만에, 키보드에 기대서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을 갖고 있다. 고장 난 노트북은 이제 추억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새로운 기기를 통하여,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글을 쓰고 있자니 행복감이 스멀스멀 솟아오른다. 그렇게, 오랫동안 고장 난 노트북을 켜지 않은 채로 살다 보니, 자연스레 스마트폰 사용이 더 능숙해졌다. 글을 두들기는 나의 손놀림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기도 한 것이다.

그렇게, 블로그의 글, 브런치의 글을 매일, 조그마한 화면인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하다가, 막상 큰 화면으로 내 글과 사진을 찬찬히 보고 있자니, 생각보다 쑥스럽고 부끄러웠다. 그러면서도, 중복된 사진이나 주제는 없는지를 계속 관찰하면서, 무엇에 이리 신나고, 슬퍼하면서 글을 쓰고 발행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글을 쓰니, 마음속에 있는 감정들과 생각들이 정리되면서 내가 건강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브런치 창을 따로 켜서 글을 정리할 시간이 마땅치 않은 날들에는 동기화가 되는 기록 관련 앱들을 통하여 복붙 (ctrl c+V)을 하여 글을 발행하고 있다. ​그렇게, 일상생활에서 느끼고 깨닫고, 생각하고, 간직하고 있는 생각들을 정리하다 보니 이제는, 메모 어플의 양도 제법 많은 양으로 차오르게 되었다. 이렇게, 글쓰기를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하면, 소재가 많아져서 좋다.


반면, 조금 경계하고 있는 부분은, 일상 기록의 성격보다는 나누고자 하는 의미가 조금 곁들여지기를 소원하면서 글을 적는다고 생각하는데, 어느새 적다 보면 나의 일상과 주관이 조금 많이 반영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블리의 키보드 속도는 몇 타일까?

나는, 컴퓨터가 이제 막 대중에게 소개될 무렵부터 부모님께서 좋은 컴퓨터를 사주셨기에, 빠르게 키보드를 익힐 수 있었다. 그리고 타자 속도도 빨라서, 학교에서 타자 빨리 치기 대회가 열리면 기본 500타~600타의 속도가 찍히곤 했다. 지금 아마, 그 대회에 나가면 900타~1,000타가 나오지 않을까?


글의 개요를 짜고, 소재를 떠올리는 속도도 조금 빨라진 데다가, 타이핑하는 속도까지 빨라지니 어찌 되었든, 많은 글을 발행하는 데 유리한 측면은 있다. 그런데, 빠른 속도가 밀도 있는 글을 장담하지는 못한다. :)

예전에는, 이렇게 한글과 컴퓨터를 나의 기록 놀이터처럼, 자주 접하였더니 웬만한 작업들은, 딱히 책을 보고 배우지 않아도 빨리 처리해낼 수 있게 되었다. 간혹, 회사에서 타이핑 작업을 하고 있으면 흡사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만 같은 나의 빠르고 분주한 손놀림에 지나가는 동료분들은 실소를 터트리기도 하셨다는 소식이다. 조금 과장되어 설명하지만, 실제로 빠른 속도에 많은 분들은 놀람(?)을 표현하기도 한다.

우주 속도로 많은 사랑받은 2021년 하반기, 2022년 상반기는?

2021년 하반기에는 나의 학창 시절부터 원래의 꿈과, 추억이 많이 있는 글들을 담았다. 2022년도 이러한 경향이 강한 가운데, 1월부터는 내 글을 보고 있으면, 나의 음성이 지원되는 듯한 실제 사용하는 거친 표현과 용어들이 과감 없이 글 속에도 표현되어 다시 읽어보면서, "내 이미지.. 내 이미지.."를 많이 외쳤다. 그러면서도 나의 거친 성격에 대해서도, 언행에 대해서도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다.

또, 글을 보고 있자니 정말 속마음을 못 감추고 앞뒤가 거의 비슷한 사람이라는 것도 새삼 실감한다.

싫으면, 싫은데로 그 감정이 묻어난 글을 쓰고, 좋으면 좋은데로 그 감정이 묻어난 글을 쓰니 정말, 참 단순하게도 살아가고 있는 사람 중 하나임이 명백해지는 순간이다. 나도, 때로는 나의 마음을 감추고, 글의 의도를 감추고, 나의 진짜 마음을 숨긴 채 살고 싶은데 그게 어렵다. 얼굴과 표정에 일차적으로 모두 드러나고, 글과 생활태도에 이차적으로 드러나는 나는, 고수인가? 하수인가?

내 글을, 1번부터 700번까지 다 읽은 독자님?

벌써, 700개의 글이 발행되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700번까지의 글을 다 읽어준 나의 글을 레알 사랑해주는 독자 분이 딱 한 분이라도 있다면 정말 행복한 온라인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내 글을 그렇게 진중하게 700번까지 애정을 가지고 작성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반문하면서, 글을 작성한다. 어떤 글은, 난 정말 추억이 좋아 작성하는데, 상대방은 오해를 할 것 같아 발행을 취소한 글이 몇몇 있다. 글이 좋아 추억을 되짚어보지만, 과거는 딸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내가 정말 내적인 수다쟁이(?) 임을 느끼고 있다. 혹은, 아주 작은 일에서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조금 섬세한 사람이라는 것도 요즘 느끼고 있다. 그래서, 약간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다~!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본 경험도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어제보다는 차분한 감정으로 글을 쓰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감정이 요동치는 날에는 글에도 그러한 감정이 반영되어, 발행 이후 상당한 부끄럼이 밀려온다.

마지막으로

글 공간에서 만나는 나와 실제 생활 속에서 이 생활하는 나는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생활 속에서의 나는, 글에 묘사되는 멋진 모습, 좋은 모습, 선한 모습으로만 구성되지 않기에 말이다. 또한, 글 속에서는 과거의 나, 감정에 요동치는 나, 미래에 되고자 하는 나 등이 다양하게 투영되어 사뭇 긍정적으로 그려지거나 어떤 면에서는 위인전(?) 같은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하고 있으니 심히 우려된다.(?)


그럴 때에는, 그만큼 이 사람이 이상향에 다가가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좋게 봐줬으면 좋겠다. 덧붙여 ​확실히 느끼는 건, 작은 스마트 폰으로 글을 작성할 때에 큰 키보드를 사용하여 글을 쓸 때에는  뭔가 글을 쓰는 방향과 느낌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는 마치, 종이로 글을 쓰는 경우와 노트북으로 쓰는 경우에 글이 조금 다르게 써지는 것 과 같은 효과를 주는 현상이다.


필자는 종이로 글을 쓸 때에는, 개요-짜임-줄거리 등이 더 구체적으로 묘사되는 글을 잘 작성하고, 노트북으로 쓸 경우에는 빠른 속도에 많은 정보를 기재하는 글들을 잘 작성하곤 한다.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는가에 따라서 느낌도, 구성도 조금 달라지지만 그래도 하고자 하는 말은 변함없이 전달되기에 작은 스마트폰, 노트북, 그리고 종이 노트.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순 없을 것 같은, 피로가 누적되어 기운이 제대로 나지 않는 2월의 중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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