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븐니기록] 파스타 안 좋아하는데요..

<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곤듀> l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인상적인 음식은,

나는 대학재학 시절에, 매일매일 다른 옷을 입고 꾸미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지금도, 다른 어떤 활동보다도 화장을 하거나 옷을 입고 꾸미는 일 등을 할 때에, 가장 기분 좋고 행복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그러한 점에서.. 지금도 여전히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만 20대에는 그 활동을, 좋아한 정도를 넘어 사랑을 했던 시절이 있다. 그러면, 옷이 날개라는 점에서 매일매일 다른 스타일링으로 꾸미고 학교에 도착을 하면, 친구들이 쓰는 메이크업이나 옷 같은 것을 자주 물어봐주곤 했던 시절이 있다.


유난히 멋 부리던 것을 좋아하던 내게 사람들은 뭔가, 겉 모습은 화려한 취미나 화려한 것들을 좋아하는 이미지로 오해를 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언젠가 한번 대학 시절에 고적답사를 가는 날들이 있었는데, 그 런 자기소개 시간에 친구들과 친해지는 타임에, 나에게 "뭔가, 파스타 드실 것 같닿ㅎㅎㅎ"는 평을 들려주었는데, 음.. 이태리의 맛집 좋아하는 것 어떻게 알고 그렇게 딱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는 나는 그런 음식들보다도 아주 소박한 음식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있어 나를 그렇게 오해하지 말아달라는 생각을 속으로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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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꾸미기를 좋아하는 븐니언니

소박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어린 시절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들에서도 난 아주 평범한 것에서 행복을 느낀듯 싶다. 가령, 지금의 복합쇼핑몰처럼 아주 크거나, 명품관이 넘치는 곳에서의 화려한 외출보다도, 아주 어린 시절에 상인들의 정이 서린 시장에 가서, 그 시절엔 좋아하던 엄마와 함께 친구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옷 몇 벌 고르는 그 시장터에서의 발걸음이 아직도 내겐 소박하지만 큰 행복과 설렘으로 남아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아주 화려하고 새로운 것보다는, 소박하고 역사가 깊으며 소소한 곳에서의 행복을 느끼다가, 새로운 문물들에 눈을 뜬 것은 이십대 즈음의 나날들 인듯 싶다.


어린 시절에 잔잔하고, 소박한 것을 좋아하던 나의 기호들이 학교를, '서울'로 다니다보니 새로운 문물들에 눈이 뜨이기 시작하여 꽤나 신이나 멋지고 좋은 맛집 찾아다니기, 예쁜 랜드마크를 찾아다니면서 온갖 사진을 블로그에 포스팅해보기 등으로 소소한 것 좋아하는 내게도 변화가 찾아왔던 적이 있으니 인생은 살아봐야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도, 문득, 나는 집에 들어가서 가족들에게, 그냥 아무것도 없이 어린 시절에 먹던 '설탕에 찍어먹는 찐 감자'를 한번씩 먹어보고 싶다고 말을 건내본 것 같다.


몇 시간씩 줄서서 친구들이랑 먹는 그 서울의 맛집들도, 눈을 호강시켜주는 어떤 호화로운 관광지들도 멋진 풍경들도 좋았지만, 그런 것을 좋아하는 마음 한켠에는 그리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아주 어린 시절에 내가 가장 나답게 먹고, 음미하고, 편안함을 느끼던 그 음식, '찐 감자'가 한번씩 떠오르는 것은 '풍요 속의 추억을 찾는 나의 추억본능'이라고나 할까, ㅎㅎㅎㅎㅎ 그렇게 나는, 세상의 멋지고 달짝찌근한 많은 음식과 문화들 속에서도, 아주 어린 시절의 무언가를 항상 기억해내고 그리워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 것 같다. 왜 어린 시절에 경험해본 무언가는 나에게 그렇게 기억에 남고, 추억에 남아 항상 마음 속 무게추를 다시 잡게 하는 새로운 느낌을 주는 걸까? 어린 시절의 추억은, 생각보다 한 개인에게 있어 중요하진 않을까를 생각해보는 부분이다.


덧붙여 어린 시절의 시간의 흐름은, 지금과 달리 하루가 1년같이 아주 느리게 느껴지고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많고 많은 사건과 느낌으로 이루어진 구성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어른의 삶은 눈을 뜨고 일어나면 어느새 하루가, 한달이, 일년이 훌쩍 지나가고 있어 때로는 당혹스러운 느낌을 받는때가 있다. 그렇게 현대의 화려함에, 빠른 발전에, 어떤 새로운 문화들에 편리함을 느끼고 적응하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이 고맙고 다채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고요히 흘렀던 그 어린시절의 정취와 시간의 안정적인 감각을 느끼고 싶어지는 때가 오기도 하는 것 같다. 비교적 쉽게 찌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감자' 한 덩이 만으로도, 어린 시절의 그 때 그 공간으로 돌아가 편안함의 추억을 느껴보는 나의 모습을 보며 말이다.


<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곤듀>, '파스타 안 좋아하는데요..'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