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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기록] 정말 만났던 날이 최악으로 기억되는 인연

<송븐니의 연애스토리> l 그냥, 아니었던거야.


1))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에 대한 것


난, 과거 연애의 추억에서 정말 안맞았다고 생각하는 만남이 있고, 그 만남을 생각하면 소화가 되지 않고 우울하고 공포스러운 느낌마저 들기도 하는 날의 느낌을 주는 추억을 갖게 되기도 했다. 이 사람은, 나와 정치적 견해와 종교적 사상이 너무 달라서 나는 항상 경계를 두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남자친구들과 만날 때는 내가 존중받고, 사랑받는 다는 느낌이 나는데 이 사람만 만나고 오면, 그, 이걸 언어로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굳이 단어로 느낌을 표현하자면 <마음 깊은 명치끝에서부터 very 빡이 치는 울화통이 치미는 느낌이 나곤 했다.>


그, 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나답지 않게 만나야 하는 그 상황이 짜증났을 뿐만 아니라, 내 모습을 어떤 특정한 캐릭터로 상정을 하고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하는 것 같은 그 느낌이 뭔가 싫고 계속 싫었다. 약간, 너무 스마트한 사람으로만 바라보니까,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불편하고, 나는 원래 남자친구에게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술먹고 한 마리의 부르짖는 강아지가 되어가는 모습을 ㅎㅎ 보이는 것도 좋아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똑똑하거나 그 사람이 기대하는 그런 정형화된 단정한 사람이 아닌데, 바보멍충이 같은 모습으로 남자친구랑 꽁냥대는 걸 훨씬 더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 사람하고는 이게 너무 불편하고 갑갑스러운데,, 데이트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서로 이미지 관리하면서 대충 시간이나 끄는 그런 사이인건지 헷갈리는 마당이었다. 즉, 이 사람하고는 뭘해도 이런 케미와 추억과 알콩달콩한 재미는 전혀 없었고, 그게 누구의 탓도 아니고 성격 궁합이 맞지 않아 개 정색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사람이 유독 안맞기도 했는데, 그 이전 남자친구들이랑은 성격궁합이 너무 잘 맞기도 해서 이 사람을 만나고 와서는, 진짜 이런적은 없었는데, 안그래도 힘든 인생에, 만남도 힘들어서 내 예쁜 주둥이에서 욕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 마음속에서, "불편함"과, "짜증스러움"같은게 공존하곤 했고, 내 남자친구라는 느낌이 계속적으로 들지를 않고 빨리 그만 두고 싶다는 확신을 받아 실행에 옮겼다. 정말 후회하는 건 이별에 미적지근했던 것이었고, 그 당시에는 시간과 공간이 그냥 시간의 흐름에 따라 허락이 되었기 때문에, 그냥 만나지는 만남도 있더라. 이별의 선을 나도 정확하게 긋지 못했던 그런 부분이 후회가 된다. 헤어지고 나서, 정말 눈물 한방울도 흐르지 않을 만큼 정이 많이 들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그러한 시간 속에서, 한번은, 티켓을 예약해야 하는 상황에서, 직원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도 약간, 실망한 부분이 있어서 크게 좋아하지를 않게 되었다.


2)) 만나고 나서, 궁금하지 않았던 이상한 마음들.


나는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길 경우엔, - 평소의 성격이 살짝 단답형에 미적지근하게 사는 사람인데,- 다정하고 애교도 많고, 나다운 모습으로 다가가려고 하는 그런 마음으로 사람을 만나곤 하는데, 그런데 이 만남에서는 도무질, 만나고 나서 궁금하다고 생각되는 게 단 한~개도 들지를 않았다.ㅠ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하는 건데, 내가 안맞는 사람을 그냥 사귀는 형식이라는 틀에 맞춰서 관계를 끌어오다 보니까 그렇게 안좋은 느낌이 들고, 호기심도 들지 않았고 만났던 모든 시간이 아깝다라는 느낌을 들게 만드는 것 같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해서, 영어단어 하나를 더 외우는게 나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던 만남이고... 그때, 더 절제해서 시간 관리를 못하고, 단호하게 거절도 못했던 내가 밉고, 사람을 절제하면서 만나지 못한 나를 원망할 정도로 안 좋은 추억으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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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처음엔 좋았던 만남도 특정부분의 시점을 거치면, 악화될 방향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어‥


그렇다고 해서, 처음 만남이 또 그렇게 나빴느냐, 하면, 정말 마지막 젖먹던 힘으로 그 사람을 존중해서, 떠올려 보면 분명 멋진 점도 있고 남들하고는 성격 궁합이 잘 맞을 가능성도 있을 법할 것으로 그 사람은 그 사람의 색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만남의 시간 속에서는 분명하게 나와는 결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낀 점이 너무 넘쳐나게 많았고, 무엇보다도 나는 내 마음이 끝난 상태에서 나에게 깔끔하지 않게 추가적이거나 부수적으로 다시 미련이 남는다는, 메시지를 하는 상황을 지저분하다고 인식하여, 더 이상 남자로서 좋아지지 않게 되는 부분이 확실하게 있다.


애석하게도 몇개의 만남도 그렇긴 한데, 내 마음이 끝난 상태에서 너무 상처되는 제스처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이 기억이 원래는 이렇게까지 최악으로 남지 않아도 되는데, 종국적으로 최악으로 남게 되는 부분으로 남고 있다. 그리고, 이 시간이 내가 인생에서 좀 힘들다고 여겨지는 그런 슬럼프의 시간에 함께 복합적으로 일어난 일들이라서 더 안좋은 기억의 방향으로 남는 듯한 부분이 강한 것 같다. 만약에 내게, 조금 더 여유가 있고 사랑의 마음이 깊었다면 나도, 시선을 달리해서 이 마음을 느껴볼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어찌되었든 깊어져가는 가을, 생각해보건대 나는, 모든 만남과 사랑에서 성공한 사람은 아닌듯 싶다. 이 글을 쓰고 나니까, 앓던 이가 빠진 느낌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 사람은 잊혀지는 시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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