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븐니의 추억기록> l 나를 시키지 마시오~~!
오늘은, 오랜만에 고등학교 공부하던 시절의 내 모습이 생각나서 이 글을 작성해보고 있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조용조용한 시절에 혼자 문제집을 풀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그중에서도, 아무 생각 없이 수학 문제집을 열고, 공식에 맞춰 노트에 문제 푸는 것을 좋아했다. 다른, 과목, 영어/국어라는 언어는, 아무래도 문장성분에 따라서, 문장 호응에 따라서, 심도 있게 몇 번이나 집중을 하고 뇌를 굴려야 하는 부분이 느껴졌다. 그만큼 집중해야 할 에너지가 더 많이 들어가는 것에 비해, 수학이라는 언어는 숫자와 기호만 보고, 비교적 즉각 즉각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 시원시원한 내 성격에는 더 맞는 과목이기도 했다. -물론, 배우는 과정이나, 확률과 통계 부분은 내게 또 다른 해석을 요구하는 많은 시간이 투자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1> 내가 좋아하던, 문제집 '만지작'을 풀면서, 갑자기 나와서 해석을 해보라는 고2 담임 선생님 :)
나는, 지금도 가끔 머리가 어지러운 날이면, 조용히 개념원리 책을 보거나 인수분해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걸 즐겨한다. EBS 수학과목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그러던 고등학교 시절의 내 모습은, 나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다른 친구가 보는 게, 그렇게 선뜻 허락하고 싶지 않은 방어적인 마음이 있었다. 내 생각은 나만이 알면 족하므로 말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조용히, 수학과목을 풀고 좋아하는 사회탐구영역의 과목들을 보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는 내게 어떤, '잠재력'을 보고 계셨다. ㅎㅎ 논술 수업을 끝까지 추천해 주셨던 선생님이셨기도 했고, '반장선거'에 나가보라고 추천을 해주셨던 기억에 남는 따스한 선생님이기도 했다. 그러던 날들에, 나는 고등학교에는 비교적 얌전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반에서 조용히 공부를 하고 있는데, 어 그날 선생님께서, 칠판에 나와서 문제집에 나와있는 문제를 해석하라고 하시면서 내 이름을, '호명'하셨다.
나는, 이 문제를 물론 자신 있게 설명하고 풀 수도 있었지만, ㅎㅎ 내가 생각하는 과정과 논리를 굳이 이 칠판 앞에서 친구들에게 푼 다는 게 조금 불편한 기분이 있었다. 이 문제를 푸는 방식을 아는 건, 나와 문제집과, 나의 문제지를 평가하는 누군가의 눈이면 충분하니까 말이다. ㅎㅎㅎㅎ 그만큼, 난 내가 생각하는 지식이나 논리를 누군가의 앞에서 설명하고 떨친다는 것에, 약간은 보수적인 경향이 있는 부분이 큰 성격의 사람이었던 것 같다. 지금의 글들 역시도, '브런치 업로드용'으로 온라인에 게재할 수 있는 부분의 범위로 각색해서 쓰는 글들이기에 발행이 가능하지만, 어찌 되었든, 나에게는 이렇게 나의 정말 핵심의 생각을 적나라하게 밝히는 것이 크게 기분이 좋다거나, 편안하지 않는 부분의 느낌이 있다. 그렇다고, 내 논리를 들키기 싫다고 해서, 선생님께 '숙제 노트를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하는 건, 너무 싸패 같은 아이 같으니까, 모두 공유하고 살아왔다. 지금도, 나는 내 사생활적인 부분이나, 나만 생각할 수 있는 자유 영역의 생각은 나만 생각하고 싶은 '보호성향'이 조금 강한 사람의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ㅎㅎ
<2> 내가 잘하는 과목과, 나에게도 집중력이 필요한 과목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에 나에게 효자 과목으로는, 계산과 공식이 상대적으로 잘 인식이 되는 '수학'이라는 과목이었다. 공부 방법도 정말 정석대로 했는데, '수학의 정석 1회 풀고'-> '개념원리 문제' 풀고-> '인강 듣고, 가끔 학원도 가기'이러한 방식으로 수학에 대한 적응력을 계속적으로 키워나갈 수가 있었다. ㅎㅎ 내가 이렇게 재미있게 수학을 공부하는 마음을, 다른 친구들은 영어 공부를 통해서, 사회 공부를 통해서, 국어 공부를 통해서 느끼고 있을 마음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에게 수학 필기를 빌려주고, 친구들은 나에게 영어 해석의 필기를 보여주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공유하고 보완하면서, 힘이 들어가는 과정에 서로에 대한 의지와 믿음으로 지루하고, 고루한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심리적 완충지를 만들었다는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있다.
<3> <세계수학자대회>의 기조연설자(James Simons)의, 인터뷰 과정에서 느끼게 된 점
이제, 대학생이 되면, 이런 문제집과 문제 풀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학술대회에도 참여할 수 있는 운 좋은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아주 오래전 취재과정이라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기억이지만, 20대에 나는 ICM에 참석하여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 관련 학술대회에 참여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에 ‘학교현장’ 및 '인강'에서만 멋진 수학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던 내가, 머리가 커졌다고 이런 국제적인 학술대회에 참가한다는 것이 세상 설레는 일이 아닐 수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기조연설자의 인터뷰 과정에서 나는, 내 문제 풀이를 보여주기는 싫은 이기적인 사람이, '당신에게 수학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하는 그의 수학에 대한 삶의 의미를 물어보는 다소 짙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에 대한 답은 '아주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에도 나를 집중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해 준 연구분야'라는 인터뷰 답변이었다.
그에 대한 삶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존경할 만한 점이 떠올랐다. 첫 째로는, 수학적 사고를 투자로 옮겼다는 점들과(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의 대표 펀드인 Medallion Fund), 둘 째로는, 힘든 시간 속에서도 본인의 연구 분야에 충실했다는 삶의 태도를 보면서 뒤늦게 영감을 느꼈다. 생각해 보자면 인터뷰가 끝난 후에, 사실 나는 그때, 너무 많은 기자들과, 너무 많은 학생 참가자들과, 너무 많은 인파들로 그렇게 큰 대형규모의 축제에서 어안이 벙벙하여 내가 무슨 소리를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났던 긴장감이 들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고, 인터뷰를 작성하고, 그 사람의 담담했던 답변 내용을 생각해 보니, 뭔가 마음에 깊이 새겨지는, 그 사람의 진지했고 담담한 답변에 뒤늦은 감동을 받게 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 그래서, 나 역시도 삶에서 아주 소중한 것을, 잃게 되었을 때 어떤 동력을 얻어야 할 까?를 고민할 때 이 당시의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삶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소중하게 생각해 보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오늘은, 이렇게 내가 수학이란 과목을 좋아했던 이유와, 그에 얽혀있는 추억들과 깊은 이야기를 한번 더 생각해 본 날이었다. 여러분은, 어떤 과목을 참 좋아했을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또 오늘의 에피소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당분간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모두 감기 걸리지 말아용!! ♥
◆[븐니기록] 수학이야기: 이 알고리즘을 왜 제가 푸나요? 편의 에피소드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