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PARD 창립멤버이자 1기 부회장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다
2022년 10월 마음이 맞는 친구와 이름도 제대로 없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25살이라는 나이는 이제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거나, 이미 경력을 쌓아나갔어야 하는 시기였지만 Pay it forward, 그리고 해봤다고 하기 부끄럽지만 협업이라는 단어에 홀린 듯 졸업을 미루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혹시 누군가가 그 활동이 졸업을 미루면서까지 많은 것을 쏟아부을 가치가 있는지 물어본다면 이미 나에게는 그런 존재이고,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그 정도의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할 것 같다.
현재 PARD를 운영 중이기 때문에 이후 전반적인 운영과 BIP, 내부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분에서의 회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 시작점으로 이 글에서 PARD라는 IT 연합/협업 동아리를 왜 만들게 되었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PARD라는 동아리는 정말 간단하지만 본질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하나의 IT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직무에 있던지 혼자서 만들 수 없다. 다른 직군과의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서적뿐 아니라 브런치, 링크드인 등 다양한 곳에서 직무 간 협업과 소통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문 역량 외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소통과 협업, 다른 직군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은 대학생인 나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소통과 협업은 암묵지와 같아서 많은 부분을 학습이 아닌 경험을 통해 습득하게 되는데 당장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IT 계열 직군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협업과 직무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고, 90%에 육박하는 학생들이 협업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실무, 프로젝트, 협업 경험이 없다면 시간을 할애해서 시도해 보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양질의 세미나, 스터디는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그러한 물리적 거리가 주는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마냥 쉽지 않은 일이다. 나 또한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비즈니스 강연을 듣거나 기획 스터디에 참여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ZOOM과 Google meet으로는 그런 한계를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었다.
경험의 부족과 물리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곧바로 팀원을 모아가며 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처음 만드는 과정이었기에 당연히 열정과 포부, 종이에 적은 짧은 계획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우리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정말 뛰어난 사람들과 처음을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
동아리를 만들어가면서(아직 이때는 이름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전체 운영을 총괄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시스템을 설계하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있고, 내가 부족한 역량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더욱 세세하게 알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모아서 긴 시간 동안 함께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창립 당시 우리는 동아리가 단순히 일회성 단체가 아니라 지속가능하게 운영되기를 바랐다. 그냥 괜찮은 동아리, 좋은 경험이었다 하고 끝내는 동아리가 아니라 함께한 사람들, 자신이 만들어 낸 Product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애정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하지만 좋은 협업 경험을 제공하는 동아리라는 정체성만으로는 참가자들은 물론 동료들에게도 이를 느끼게 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게 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실리콘 밸리에서 이야기하는 'Pay it forward'를 차용해 오고자 했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자신에게 거저 도움을 주었고, 이미 많은 것을 이룬 멘토에게 감사를 표하는 좋은 방법으로 자신이 멘토에게 받은 것과 같은 도움을 다른 사람에게도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이미 널리 퍼져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동아리에서 핵심적으로 가져가고자 하는 가치를 협업과 Pay it forward로 설정하게 되었다. 두 가지 핵심가치는 앞으로 함께 활동할 동아리원을 선발하는 기준이자, 모든 활동에 녹아들어 소속된 모두에게 단순한 기술적 성장을 넘어 자신만의 협업을 정의하고, 배워서 남주는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본격적으로 협업과 Pay it forward를 녹여낸 브랜딩을 시작하기 전 동아리의 이름과 의미를 정해야 했다. 사실 나에게는 동아리를 시작하거나 프로그램을 구체화하는 것보다 이 과정이 더 어려웠다. 핵심 가치는 정해졌지만 이름과 표어를 통해 그 가치를 더 분명하고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었고, 이를 위해서 이름이 정해진 후 정말 4만 개 이상의 영어 단어를 훑어본 것 같다.
그렇게 동아리의 이름과 표어가 정해지게 되었고, PARD는 함께하는 모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진하고 Pay it forward를 실현할 수 있는 첫 단계로 돌입하게 되었다. 얼핏 보면 끼워 맞추기 느낌의 네이밍일 수 있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의미와 목적을 모두 표현할 수 있기에 꽤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는 PARD라는 이름을 내걸고 기획, 디자인, 개발이 함께 모여 제대로 된 협업을 경험하고 Pay it forward 문화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는 동아리로 성장할 것이다.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동아리를 구상했을 때부터 PARD라는 이름을 짓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난다. 그것이 크든 작든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졌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던 경험은 나에게 너무나도 큰 자산이 되었다.
PARD를 만들어가면서 단순히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담아낼 것인지, 어떻게 하면 전달하고자 하는 것들을 잘 녹여낼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