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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음 Feb 01. 2021

기후 위기, 알아야 바꿀 수 있다

2050 거주불능 지구 -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다”던 동요를 잠시 잊고 있었다. 여름 평균 온도가 15-17℃인 스코틀랜드에 살면 지구가 아무리 뜨거워진다 해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2020년 스코틀랜드의 여름 기온은 평소와 비슷했다. 하지만 예년보다 집중호우가 잦았다. 하늘에서 나이아가라 폭포 같은 물대포가 짧은 시간에 쏟아졌다. 하수 처리 준비가 잘 돼 있지 않은 나라 곳곳이 물에 잠겼으며 사람들은 기겁했다. 지구는 둥글고 하늘은 연결돼 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심각하게 펼쳐지는 기후 변화에 어느 나라도 안전한 곳은 없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뉴욕매거진의 부편집장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가 쓴 책이다. 앞으로 30년, 50년, 100년 후 지구의 앞날이 어떨지 보여주는 일종의 미래보고서다. 책에 담긴 내용은 지구 종말 수준의 재앙에 가까웠다.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뿜어져 나오는 탄소배출량을 적극적으로 줄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실재가 될 가상현실을 보여 주는데, 너무 끔찍해서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다. 차라리 재난영화의 대본집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기후 위기가 지속되면 벌어질 인간의 미래      


살인적인 폭염이 일상이 되고 재배 가능한 작물의 수가 줄어들어 빈곤과 굶주림이 일상이 될 것이다. 집중 호우와 해수면의 상승으로 대륙의 일부가 물에 가라앉아 수백만 난민이 생길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산불은 그동안 우리가 목격했던 세계의 산불을 ‘불장난’ 수준으로 만들 것이다. 수백만 종의 동물과 식물이 사라지고 코로나-19보다 더한 바이러스가 인간을 위협할 것이다. 이것은 지역적으로 불평등하게 나타나 세계적으로 전쟁과 약탈이 일상이 될 것이다. 책 제목 그대로 거주가 불가능한 지구가 된다.     

  

이 모습은 몇 백 년 후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상황을 가만히 앉아 구경만 하다가는 내가 살아생전에 맞닥뜨릴 ‘나의 미래’이다. 은퇴하여 손주들의 재롱을 지켜보며 여생을 편하게 보내야 할 시간에 뜨거워진 지구를 부여잡고 숨을 헉헉거리는 모습을 상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미래를 바꾸려면 현실을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온라인 서점에 실린 책 리뷰 중에 “내용은 이해가 되지만 전달 방식이 잘못되었다”면서 공포와 우울로 몰아넣는 작가의 서술에 반감을 든 독자의 글을 읽었다. 그만큼 책의 내용이 무시무시해서 읽기가 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알아야 한다. 적을 제대로 파악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듯, 지구 기후의 위기가 얼마만큼 와 있는지 두 눈을 얼굴보다 더 크게 뜨고 바라봐야 해결책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나부터 달라지겠다. 환경문제에 관심 많다고 떠들고 다녔지만 개개인의 노력이 효과를 발휘할까 의문이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문제는 국가 차원에서 정치적으로 접근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사소해 보이는 실천이라도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최근 시작한 인스타그램에서 지구 위기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활동을 알게 되었다. 하나씩 따라 배우려 한다.       


마음 한 편으로는 내가 몇 가지만 실행하고 만족할 까 봐 두렵다. 이 정도면 되겠지 안심할까 봐 두렵다. 그걸 막기 위해 앎과 행동을 함께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MKYU - 김미경 유튜브 대학에서 [기후변화 전문과] 과정을 수강하고 공부하는 이유다. 정신 단단히 차려야 한다. 우리 모두는 가해자이자 피해자다.

                                  

                                                                                                                

지구가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죽어가는 것이다. 
살아남지 못하는 것은 인간이지 지구가 아니다.     


- [2050 거주불능 지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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