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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음 Mar 03. 2022

삶의 의미를 찾아라 그러면 살리라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한창 건강염려증이 심해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며 불안해할 때 저는 진짜 죽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죽으면 남겨질 두 딸과 남편이 너무 가여워서 참을 수가 없었거든요. 한편으론 또 이런 생각도 드는 거예요. 죽음을 생각하는 이 마당에도 나 자신은 어디로 가고 가족들 걱정만 하나? 그런 상황이 어이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플랭클이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으니 알겠더라고요. 가족의 존재도 나에겐 삶의 의미였다는 것을요. 제가 운영하는 북클럽 <글로수다>에서 다른 분이 골라주신 책이라 12년 만에 이 책을 다시 펼쳤어요. 같은 책을 다시 읽는 걸 ‘리리딩’이라고 하지요. 확실히 30대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이 들더라고요. 그땐 미국에 살 때였고, 애도 한 명이었고, 건강염려증도 없었으니까요.       


책은 저자가 2차 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생과 지옥의 문턱을 넘나들며 겪은 겪은 경험을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평범했던 사람들, 그러나 자유를 박탈당한 수용소에서 가혹한 노동과 폭력, 배고픔, 죽음의 문턱을 몇 번씩 넘으며 그들은 변하기 시작하지요. 주검 앞에서도 무감각적으로 수프를 떠 넣을 수 있게 돼요.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감에 하루에도 몇 번씩 희망과 절망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정신은 피폐해지곤 하지요. 


하지만 저자는 그곳에서 중요한 것을 발견합니다. 아무리 극한 괴로움이 가득한 순간에도 그걸 견딜 수 있는 힘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돼지가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성자가 되는 이도 있다는 사실이에요.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죽음 앞에서도 당당하다는 걸 발견하고요.


그걸 토대로 수용소에서 나온 뒤, 빅터 프랭클은 정신치료법의 제3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를 만들었어요. 아무리 극한 괴로운 순간이 와도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면 잘 견딜 수 있다는 개념이에요. 저자는 가족도 의미가 될 수 있다고 말해요. 마치 몇 년 전 저를 위로하듯이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진정한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과 맞닥뜨려요. 가족도 당연히 중요하니 그것도 포함하여 더 본질적인 의미는 무얼까, 고민하게 되죠. 그래서 한번 생각해 봤는데요, 삶의 의미? 너무 어려운 거예요. 쉽게 생각해 봤어요. 내가 왜 지금 죽을 수 없나. 왜 계속 살고 싶은가. 그러니깐 조금 쉬워지더라고요.


저는 앞으로 제가 많은 것을 이뤄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특히 글쓰기로 잘 성장(?!)하여 작게나마 이 사회가 좋은 곳으로 진보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은데요, 얼마나 잘 해내갈지 꼭 보고 싶어요. 그래서 좀 힘든 시련이 와도 꿋꿋하게 잘 버텨볼 작정이랍니다. 이것도 의미로 삼을 수 있겠죠?      


여러분들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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