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시상식
책 읽기보다 글쓰기에 집중한 2025년이었다. 써놓은 글을 브런치나 블로그 등에 올리지는 않았기에 겉으로 드러난 소득은 없었지만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성장은 있었겠지?!라고 강력히 우기며 한해를 마감하는 중이다.
완독한 책을 기준으로 잡으니 약 60권이 안 되는 책을 읽었다. 예년에 비하면 적은 숫자이지만 그럼에도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한 해를 잘 닫을 수 있을 듯하다. 올 한 해 다섯 개의 독서모임에 참가하여 책을 읽으며 토론했고 가장 많이 읽은 분야는 한국 소설이었다. 그 외에도 기획독서를 하며 스토리텔링과 서양미술사 관련 책을 읽으며 책 읽기와 공부를 함께 했다는 것도 특징으로 남겨 둔다.
올해에도 내 맘대로 시상식을 진행한다.
『먼저 온 미래』 - 장강명
『먼저 온 미래』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바둑계에 먼저 와버린 (과거가 된) 미래 그리고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온 현재의 이야기와 함께 이러한 상황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담은 르포 형식의 논픽션이다.
속도와 영향을 체감할 새도 없이 와버린 기술의 발전은 한동안 인간을 휘청이게 만들 것 같다. 물론 삶을 편리하게 해 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옳다고 믿었던 활동의 가치와 의미를 앗아가는 일이 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역사의 진보를 보장하진 않을 거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우리는 이제 새로운 자부심을 찾아야 할 때라는 걸 알려준 책이었다.
『1984』 - 조지 오웰
오래전부터 벼르고 별렀던 조지 오웰의 『1984』를 읽으니 일단 뿌듯했다. 완독했다는 기쁨이 매우 컸다. 여러 매체에서 자주 등장하는 '빅 브라더'의 의미를 이제 나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자부심이랄까! 마지막 한 문장을 읽고 난 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는 건 덤이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그 문장을 소개하지 않겠다.
『안녕이라 그랬어』 - 김애란
16년 전 『달려라 아비』 때부터 광팬임을 자처하게 만든 작가 김애란. 작가의 글빨에 심한 질투를 느끼며 괴로워했던 30대 아줌마(나, 영글음)는 이제 작가가 언제 신작을 내나 손꼽아 기다리는 40대 후반의 아줌마가 되었다.
그리고 올해 출간된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 역시 김애란! 소리가 절로 나게 하는 작품들을 읽으며 무척 행복했다. 특히 「좋은 이웃」은 집을 갖지 못한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여러 관계 속에서 변하는 미묘한 심리가 압권이었다. 다 읽고 난 뒤 머리가 띵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여러 번 반복하여 읽으며 작품의 구성과 전개 방식 등을 분석했다.
『예술 도둑』 - 마이클 핀클
이동진 님이 2024년 최고의 책으로 꼽았다는 소식을 듣고 2025년 초에 읽게 됐다. 『예술도둑』 은 역사상 가장 많은 예술작품을 박물관에서 훔친 스테판 브라이트 비저의 범죄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놀랍게도 실화다. 논픽션이지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핀클의 스토리텔링 덕분에 어느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전개로 올해 가장 몰입하여 읽었던 책이 되었다.
읽고 난 뒤에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해, 예술품과 그걸 감상하는 자들 사이의 거리에 대해, 무엇보다 예술 그 자체 대해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기게 만드는 책이다. 함께 읽은 독서모임 회원들이 의기투합하여 이 책 이후 3개월 간 아래 세 권의 책을 읽으며 서양미술사를 공부했다. 그림과 역사를 공부하니 어쩐지 개미 발톱의 때만큼은 똑똑해진 것 같다.
『혼모노』 - 성해나
성해나의 단편소설집 『혼모노』를 한 문장으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치밀하고 능청스러우며 서늘한 소설이라고. 수록된 작품이 한 작가가 쓴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소재를 깊이 있게 파고든 덕분이리라. 책 표지의 설명 문구처럼 책장을 덮었을 때 강렬한 이미지가 남은 책이었다. 무척 재밌었고 섬뜩하기도 했다. 2026년에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볼 계획이다.
인문 & 사회 정치 & 심리 (10권)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 - 모린 머독
넥서스 - 유발 하라리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 김현아
마녀 프레임 - 이택
먼저 온 미래 - 장강명
보이지 않는 도시 - 임우진
인간의 역사와 문명 유럽 마녀재판과 사회적 불인 심리 - 권용진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 노우티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 - 권성민
한국 요약 금지 - 콜린 마샬
스토리텔링 & 글쓰기 (7권)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제임스 홀
살아남는 스토리는 어떻게 다른가 - 전혜정
숲 속으로 - 존 요크
시작은 가볍게, 드라마 한 편 써볼까 - 이기원
스토리텔링의 비밀 - 마이클 티어노
이야기의 탄생 - 윌 스토
천만 코드 - 길종철
한국소설 (25권)
고잉홈 - 문지혁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김의경 등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박완서
급류 - 정대건
내가 이런 데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 - 김동식 등
너의 유토피아 - 정보라
대온실 수리 보고서 - 김금희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 이기호
무진기행 - 김승옥 (재독)
비눗방울 퐁 - 이유리
빛이 이끄는 곳으로 - 백희성
사랑과 결함 -예소연
순례주택 - 유은실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재독)
안녕이라 그랬어 - 김애란
양면의 조개껍데기 - 김초엽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 장강명 외 3인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작은 땅의 야수들 - 김주혜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첫여름, 완주 - 김금희
한국이 싫어서 - 장강명 (재독)
혼모노 - 성해나
홍학의 자리 - 정해연
희랍어 시간 - 한강
세계소설 (4권)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재독)
스코틀랜드 민담집 - 앤드류 랭
스토너 - 존 윌리엄스
1984 - 조지 오웰
에세이 (4권)
버터밀크 그래피티 - 에드워드 리
아무튼, 잠수 - 하미나
예술도둑 - 마이클 핀클
이 지랄 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 조승리
시 (1권)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경제경영 (2권)
트렌드 코리아 2025 - 김난도, 전미영 외 8인
히트 메이커스 - 데릭 톰슨
예술 (3권)
1일 1미술 1교양 1 - 서정욱
1일 1미술 1교양 2 - 서정욱
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 미술사 - 기무라 다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