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1단계 주제 선정!
본문 1단계 북 큐레이션 ‘주제’ 1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계절, 시기, 유행 등등 달라지는 트렌드에 맞춰 타깃 독자층의 소비형태를 분석한 후 그에 알맞은 주제를 설정하는 감각이다. 앞서 말했듯 이 단계는 누구나 책을 읽지 않아도(물론 북큐레이터라면 활자 중독자로 늘 무엇인가 읽어야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지만.) 키워드 설정 센스만 있다면 주제에 맞는 책을 선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시기에 맞는 주제를 선정하는 일이 그리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그럼, 트렌디한 감각을 익히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답은 역시나 경험과 독서다. 많이 보고 듣고 읽고 체험해야 실재의 세상이 머리에 그려진다. 단순히 집콕하며 책만 들입다 읽어도 안 되고 무조건 발로 뛰며 세상만 보아도 안 된다. 보는 것과 읽는 거 그리고 쓰는 거가 따로가 아닌 하나의 몸체라는 걸 인지해야 된다. 그렇담 북큐레이터로서 무엇을 보아야 할까? 당연 타 서점이다. 타 서점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매대를 꾸밀필요가 있다. 왜 완전 색다른 것보다 같으면서 특색 있어 보이는 게 중요할까? 세 글자 ‘트렌드’는 결코 잊어선 안 된다. 패션과 예능프로그램에서만 갖춰야 할 덕목이 아니다. 서점도 반드시 트렌드를 알고 그에 맞춰 주제를 선정해야 독자의 발길을 끌 수 있다. 하나_ 영원불변의 주제 ‘계절 템’ 봄, 여름, 가을, 겨울 주제는 늘 때매다 해야 되는 아주 중요한 아이템이다. 지금부터 4계절 북 큐레이션을 어떤 키워드로 설정해 어떤 방식으로 매대를 꾸밀지 함께 고민해보자. 이미 널리 퍼진 계절 북 큐레이션은 두 가지다. 첫째. 책표지 색깔 큐레이션. Ex) 봄- 노랑, 핑크 및 파스텔 톤, 여름- 초록, 파랑, 가을- 낙엽 색, 겨울-하얀, 크리스마스트리 색 등등. 일명 ‘깔마춤’ 북 큐레이션. 표지 색깔만 고려하면 되니깐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 둘째. 해당 계절과 관련된 책 구성하기. 요때, 키워드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봄’이란 한 단어만 구글링 해서는 트렌디 하고 특색 있는 매대를 꾸밀 수 없다. Ex) ‘봄’이란 단어를 듣고 떠오르는 낱말을 나열해보자. 음… 개나리, 진달래, 색싹, 봄나물, 싱그러움, 햇살, 봄비, 꽃, 식곤증, 대청소, 개학, 입학식, 나들이, 봄바람 등등 봄과 관련된 모든 단어를 구글링 한 후, 책 표지와 더불어 가장 봄과 어울리는 책들을 선택하면 되는데, 여기서 분야를 좀 다양하게 넓힐 필요가 있다. 자, 개나리와 진달래 그리고 5월의 여왕 장미. 봄은 꽃의 계절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하면 봄과 가드닝을 엮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올봄 코로나 19로 벚꽃놀이를 갈 수 없게 되자, 서점마다 진행한 북 큐레이션이 바로 ‘홈가드닝’이었다. 그중에서도 ‘반려식물’ 들이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더군다나 졸업식과 입학식이 취소되면서 화훼농가가 어려움에 처하자 전국적으로 화훼 농가 살리기 캠페인과 맞물려 가드닝 큐레이션은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다시 생각을 넓혀 ‘봄나물’로 큐레이션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우린 지금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오로지 이 병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자가면역’ 뿐이다. 그럼, 자가면역을 키우기 위해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제일 먼저 제철음식을 잘 조리해서 섭식하고 잘 자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지 않을까? 여기서 출발해 봄나물 건강식을 시작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나아가는 매대로 꾸미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고루 선보일 수 있다. 즉, 주목받지 못해 그냥 폐기될 각 분야의 양서를 주제라는 키워드 안에 넣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거다. 이것이 북 큐레이션이고 ‘양서’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자가 바로 우리가 꿈꾸는 ‘북큐레이터’가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