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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스널북퍼 Apr 20. 2020

북큐레이션

6단계로 북큐레이션 하다!

*단계별로 북큐레이션 하다. Q :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하신 적이 있나요?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서점은 인생서 한 번은 방문하게 되는 곳인데요. 혹시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할 때 주로 서가를 보나요? 아님 매대를 보나요? 아마도 매대를 많이 볼 거 같아요. 사실상 서점 매출은 매대에서 90% 이상 나옵니다. 그만큼 서점에 깔린 평대는 서점 생존과 직결되죠. 그렇기에 매대에 책을 어떤 식으로 어떻게 누구한테 선보일 것이냐가 매우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 됩니다. 바로 북큐레이터가 이 일을 담당하게 되죠. 생각보다 요직이죠? 삼국지로 따지면 제갈량이 되어야만 전략적으로 좋은 책을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습니다. Q : 이런 중책을 맡게 된 큐레이터 위치에서 가장 고민해야 될 사항은 뭘까요? 네 맞습니다. 타깃 독자층.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오프라인 서점에서(대형서점 기준) 책을 제일 많이 구입한 연령대는 3040 여성 독자층이었습니다. (현재는 제가 이쪽 업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서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크게 변동이 없을 거 같습니다.) 그럼 이 분들은 주로 자기 책을 샀을까요? 이게 핵심 질문이겠죠. 이 분들이 자기가 읽을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에 왔을까를 생각해봐야 된다는 겁니다. 아마 제 생각엔 자녀 책을 사러 서점에 방문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또 하나 포인트! 이 분들은 서점을 방문한다는 거죠. 이걸 캐치해야 주제를 선정하고 매대를 꾸밀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 연령층은 아이들 책만 구입해.’ 혹은 ‘3040 여성들은 어떤 책을 선호하지?’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1차원적인 큐레이션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아이들 책을 사러 온 3040 여성들이 관심 있는 분야 예를 들어, 육아서적, 요리책, 혹은 취미생활 서적 및 3040 여성들의 자녀 연령층에 맞는 도서를 동선에 맞춰 큐레이션 한다면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북큐레이터는 주제 선정에 앞서 타깃 독자층 소비형태와 관심분야가 무엇인지 감각적으로 분석해 빅데이터를 구축해야 합니다. Q 북큐레이션 6단계란? 이 질문에 답은 제 경험으로 단계를 나눈 것임으로 정답 없는 질문의 답변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1단계 주제 큐레이션.

즉, 키워드로 큐레이션을 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모든 서점에서 이 단계를 적용하고 있고 ‘큐레이팅 서점’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전부터 해오던 분류법이라 볼 수 있는데요. 간단히 말해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거기에 파생되는 키워드를 설정해 딱 부합되는 책들만 모으면 되는 약간 검색어 실력만 갖추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북큐레이션입니다. 다만, 소비자층과 때에 맞춰 주제를 설정하는 센스는 큐레이터가 지녀야 할 능력 중 하나겠죠?

2단계 인물과 연결시켜 도서를 간택하기.

이건 살짝 지식이 필요하며 그 인물에 관한 기사나 평전 및 자서전을 읽어야 전문적으로 북큐레이션을 할 수 있기에 단순 검색 실력으로는 절대 한 인물과 관련된 도서 50여 권을(보통 한 매대에 50~100여 권을 깐다고 보면 됩니다.) 선정할 수 없습니다. 그 팁은 본격적인 단계 큐레이션 예시를 들 때 알려드릴게요.

3단계는 상품과 연결 지어 매대 구성하기.

이게 바로 일본 간판 서점 ‘츠타야’에서 선보인 북큐레이션이죠. 한국에서도 이걸 따라 해 매출 증대를 해보겠다고 너도나도 ‘큐레이팅 서점’을 갖다 붙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쉽게 말해 미끼인 굿즈를 투척해 책을 사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인데 글쎄요, 결코 쉽지 않은 마케팅 전략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요. 왜냐면,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책을 좋아하고 많이 사는 사람들은 서점서 대놓고 ‘책은 팔아봐야 남는 게 없어. 우리 매장 유지하려면 이런 걸 팔아야 되거든 이것 좀 봐봐.’라고 하면 거부감이 먼저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츠타야’처럼 책을 메인으로 상품이 부수적으로 보일 수 있게 해야 독자들이 서점으로 인정하지 우리나라처럼 서점인지 상점인지 애매모호하게 큐레이션을 하면 절대로 독자들은 그 서점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거긴 서점이 아니라 물건을 파는 상점이 되는 겁니다. 이걸 꼭 인지해야 합니다.

4단계 공익성을 갖춘 큐레이션 하기.

요즘 세대들은 개인 이기주의자를 자청하지만 사실 그 어느 세대보다 공익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환경과 동물보호에는 역대급으로 관여합니다. 당연한 거죠. 지금처럼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황에서 내가 살려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죠. 그 외도 다양한 공익과 관련된 일을 SNS로 공유하며 서로 독려하고 함께 챌린지를 즐깁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해 공익성을 갖춘 주제 선정 및 그에 알맞은 책을 구성한다면 젊은 독자층을 다시 서점으로 끌어올 수 있는 계기가 되겠죠? 저만의 생각인가요?

5단계 문화 트렌드 큐레이션.  

'앗! 4단계랑 비슷한데?’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다릅니다. 이 단계는 1~4단계를 다 포함한 좀 더 포괄적이고 넓은 의미로 봐도 되지만 디테일이 요구되는 고난도 큐레이션이라 보면 됩니다. 자고로 문화란 언어만큼이나 습득하기 어려운 학문이지만 인간사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분야입니다. 때문에 5단계 북큐레이션은 다방면으로 책을 탐독한 후 주제를 선정하고 그에 알맞은 내용이 서술된 책을 선정해야 큐레이터 능력이 빛을 보게 됩니다.

마지막 6단계 계독(係讀)

계독은 독서법에서도 가장 상위단계입니다. 간단하게 말해 입문부터 고급까지 단계별로 연계해 알고자 하는 분야의 서적을 다양하게 읽고 지식을 쌓아 관점의 폭을 넓히는 게 핵심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거 같지만, 사실 책을 단계 별로 선정하는 거부터 일반 독자에겐 매우 버거운 일입니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독서를 즐기고 쏟아지는 책 홍수에 옥석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북큐레이터가 그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북큐레이션을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것입니다. 해서, 계독 큐레이션은 북큐레이터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최고 난위도 단계라 보면 됩니다.


대충 북큐레이터가 뭘 하는 직군인지 감이 오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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