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세밀화가'가 누군지 아는가?
내 이름은 빨강
강렬한 제목만큼 눈을 뗄 수 없는 서사에 독자들은 가슴에 작가 이름 '오르한 파묵' 새기게 될 것이다.
노벨문학상을 탄 작가의 작품은 읽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한데 이 책은 보여준다. '문학성을 갖춘 흥미로운 책이 바로 나야나'라고.
1권은 다소 산만하고 서사 방식이 옛날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는 식이라(천일야화를 떠올리면 된다.) 좀처럼 집중하기가 쉽지 않은데, 챕터마다 독자들 호기심을 끄는 임팩트 단락이 있어 쉽게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게 하는 매력이 있다. 특히 200p가 넘어가면 중요한 사건이 터지고 이때부터는 숨겨진 내막이 궁금해 서술방식 따위는 신경 쓰지 않게 된다. (tip: 반드시 2권을 읽어야 왜 이 책이 재미진지 알 수 있다.) 그때가 바로, '.오르한 파묵'이 만든 플롯 바다에 '풍덩' 빠지는 순간이다.
2권은 시작부터 범인 색출에 긴장감이 흐르고 본격적으로 방대한 문화, 예술,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캐릭터들의 특징이 발현되는데… 주목! '세큐레' 이 여자를 주시하라! 난 무슨 비련의 여주인공인줄 알았는데 와~ 이 여자 남의 감정을 지배해 자기 유리한 쪽으로 조정할 줄 아는 요물이다. 이 획기적 설정이 내 뇌를 자극했다. 그냥, 한마디로 '미치게 재밌다'는 얘기다. 다만, 너무나 똑똑한 작가가 설정해놓은 복선을 독자가 못 알아챌 수 있으니 '세밀화가'와 '이슬람 문화' '서양미술사 계보' 정도 살짝 알고 보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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