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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이 Jun 23. 2022

임신일기 #6_9주차 팔과 다리,(큰) 머리가 보인다!

2주전에 갔을때 다음에 오면 팔과 다리를 볼 수 있을거라고 의사 선생님이 말했었다.

9주차인 오늘부터는 질(식) 초음파가 아니라 배에 초음파 젤을 바르고 나서 복부 초음파로 달이를 보았다.

처음 화면을 봤을땐 왠 눈사람인가 싶었다. 다들 젤리곰을 보고왔다고 하던데... 머리가 왼쪽 아래, 몸통이 오른쪽 위에 있었는데 나는 둘을 반대로 보아서 착각했던 것. 또리는 어떻게 그것도 모르냐면서 집에 오는 길 내내 나를 놀렸다. 오늘 본 달이는 동글동글한 눈사람같았다.


왼쪽 아래의 큰 동그라미가 머리이고 눈에 보일듯말듯하게 움직이는 가느다란 팔, 작게 반짝이지만 소리를 들어보면 무려 BPM 176으로 빠르게 뛰고있는 심장, 꼬물하는 다리가 보였다.

9주차 달이를 보며 처음 든 생각은 ‘우와, 머리가 정말 크네’ 였다.


14일동안 달이는 1.1cm에서 두배가 자라 2.3cm가 되었다. 태아의 키는 머리부터 엉덩이까지를 재는데, 신기하게 키를 재면 초음파 화면에 출산 예정일이 나온다. 1975년 로빈슨 박사가 고안한 Crown-rump length (CRL)라는 주수 계산법이라고 한다.


직전에 물을 많이 마시면 좀더 또렷한 초음파 영상을 볼 수 있다고 하니, 다음부턴 가는 길에 물을 들이키면서 가야겠다.

2주 전보다 머리가 정말 커졌고, 가끔씩 움직이는 팔과 다리를 볼 수 있었다.

일명 '젤리곰 시기' 였다.


사실 아직 초기라 태동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입덧을 하다가 잠깐 소강상태일때는 ‘혹시...?’ 하면서 불안이 밀려오기도 한다. 다음 초음파를 보기까지 2주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그래도 갈때마다 다행히 달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다. 달아, 고마워.


집에 오는 길에 문득 코끝이 찡해졌다. 우리 아가 하루하루 열심히 잘 크고 있구나,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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