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임신일기 #11_달이가 있고싶은대로

자분 vs 제왕 -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왜냐면…

by 통이
모든 게 내맘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구요…^^; 선택지가 한개뿐일수도 있답니다?


(아기 29개월차, 뒤늦게 전생같은 기억을 더듬어 저장된 글 발행중이라 뒤죽박죽 오락가락이 많을 수 있습니다.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처음엔 둘 중 뭐가 더 나은 선택일지 도무지 갈피를 못 잡았었는데 임신 중반즈음이 되자 달이와 같이 호흡하며 출산과정을 힘들지만 온 몸으로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이 강해졌다.


자연분만이 회복도 빠르다는 이야기도 있고 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31주 0일이 된 날, 초음파로 보니 (딱딱하게 만져지는 곳이 머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여전히 3주전처럼 달이는 역아로 있었다.


28주를 넘은 앞으로는 머리가 아래로 향할 가능성은 낮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역아의 머리 위치를 아래쪽으로 돌리는 둔위회전술도 있지만 이건 여러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가능한 거고, 설령 막판에 돌아선다 해도 아가가 잘 적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서 자연분만을 시도하다가 결국 제왕절개를 한다고도 했다.


할 수 있는 옵션, 내가 생각해왔던 선택지가 사라지는 기분이라 아쉽기도, 섭섭하기도, 서운하기도 하고 속상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병원을 배회하는데 눈물이 나기도…


그러다가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달이가 좋다는대로 흘러가자고 생각하며 모든 걸 달이에게 맡기기로 했다.


병원 앞 나무 아래 조그만 정원을 걸으며 마음을 정리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일어나시면서 여기 앉으라고 손을 흔들며 내게 말했다. 다리가 아팠지만 비가 와서 의자가 젖어있을까봐 망설이며 계속 서성이던 나를 보고 양보해주시는 것 같았다. 이름 모르는 사람의 예상 못한 친절에 고마움을 느꼈다. 비온 뒤 초록한 잎사귀 위의 물방울들을 보며 조금은 마음이 나아졌다.


그래, 어떤 방식으로 네가 세상에 나오든 네가 있고싶은대로 있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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