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인수인계, 카페투어, 만삭사진 찍기…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잠.
알람 없이 실컷 늦잠자기.
의외였다. 여행, 친구만나 수다떨기, 쇼핑하기가 아니라 잠 이라니… 너무 소박한 것 아닌가? 맘카페에 출산 전 꼭 해야할 버킷리스트가 있는지 묻는 글에 대부분의 현직 육아인들이 댓글로 답한 건 바로 잠이었다.
33개월 13일이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지금, 똑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나도 주저없이 ‘잠!’이라고 답할거다. 전날 밤 원하는 만큼 술을 마시고 졸릴때 스르르 잠들었다가 다음날 알람이든 아이 목소리든 햇살에 의해서든 강제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오후 두시나 세시까지 늘어지게 침흘리며 달게 자는 것! 출산 전 이렇게 당연하고 쉬웠던 늦잠이 지금은 큰맘먹고 자유부인의 날에나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치가 되어버렸다. 실은 혼자 놀러가면 또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새벽같이 눈 뜨는 게 현실이지만 ;-)
제왕 일자로부터 한달 전부터 출산휴가를 시작했다. 더 일찍 쉬고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출산 후 육아휴직과 붙여서 좀더 오래 쉬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출산일로부터 두달 정도 쉬었으면 좋았겠다 싶다. 왜냐면 출산 이후로는 쉬어도 제대로 쉰다는 느낌이 없으니까.
내가 육아휴직을 들어가기 직전 우리 팀에 합류한 동료에게 회사 일을 인수인계 할 때엔 그토록 기다려왔던 출산휴가의 시작에 홀가분하기도 했지만 약간은 서운하기도 하고, 내가 팀에서 회사에서 잊혀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엄습했다. 하지만 이내 그간 고생했던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매일 영화 한 편, 새로운 카페 한 곳을 탐험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만삭의 몸으로 그간 보고싶었지만 잘 못 봤던 친구들과 전 직장 동료들도 만나러 그들이 일하는 곳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다시 출산 한달전으로 돌아간다면… 지쳐 쓰러질때까지 마시고 놀다가 다음날 오후 두시 반까지, 아니 다섯시까지 하루종일 잠만 잘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