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 집 아이와 우리 집 아이가 만나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페이스 타투를 해주려고 그 앞에서 서성 거리고 있었는데 먼저 페이스 타투를 한 여자아이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여기 이제 끝났어요’하고 안내해 주길래 아쉬워하며, 우리 아이한테 미니 바이킹을 태워주려고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노라 하고 그쪽으로 향해 가는데 7살인 그 집 아이가 우리를 따라왔다
그때까지 오로지 목적이 아이에게 바이킹을 태우는 거밖에 없는 나로서는 그 집 아이의 부모가 누군지 보호자는 있는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었다
그저 언니 언니 하며, 그 집 아이와 우리 집 아이가 사이좋게 어울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두 아이가 사이좋게 어울리는 모습을 나 말고도 다른 사람이 흐뭇하게 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때였다 그 아이에게도 보호자가 있었구나!!
그렇게 그쪽 아이 아빠를 인지하게 되었고
두 아이가 2층으로 색칠 공부놀이를 한다고 올라갔을 때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는데 그 집 아빠를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색하게 각자 핸드폰을 보다가 아이들이 내려오고
아이스크림을 사주려는데, 의례 이런 경우 상대 아이의 보호자에게 ‘아이스크림 사줘도 되나요?’하고 묻게 되는데, 흔쾌히 괜찮다고 하며 본인이 직접 계산하려고 하는 것을 겨우 내가 계산을 하고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
그 집 아빠가 어디에 사는지 이 놀이공원은 자주 오는지 등을 물으며 잠깐의 대화를 했는데
왠지 모를 여유가 느껴진다
회사에서나 집에서 듣는 항상 급하고 서두르는 긴장 섞인 말이 아닌 상대방을 배려하는 따뜻하고 여유 있는 어투
우리 아이와 그 집 아이가 나란히 앉아 놀이기구를 타다가 그 집 아이가 딴 친구 옆자리에 앉자
우리 집 아이의 눈에서 실망감이 역력하다
고개를 45도로 떨구고 눈을 위로 치켜뜬 체 그 집 딸 만 쳐다보는데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다
내 마음도 참으로 편치 않은데
그 집 아빠도 눈치챘는지
딸에게로 다가가 무슨 얘기를 해준다
아마도 우리 딸 하고 같이 앉으라는 얘기겠지
그 마음이 참으로 고맙다
그리곤 딸아이가 우리 집 아이와 같이 앉지 않은 것이 본인의 잘못인 양 ‘아 아이들이 항상 한 번만 한 번만 하지요 저희 아이도 항상 그래요’하는데 우리 아이까지 생각하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에게 남겨진 건 그 집 아이와 우리 집 아이가 같이 찍은 사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