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동기에 대해
해피뉴이어!
아니,, 우리 얼마 전에 2025년을 시작하며!라는 대화를 했는데, 벌써 한 해가 지나고 또 2026년이 밝아왔네. 2026년은 나에게 조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우리의 지인 P가 커피에 대해 가진 열정은 매번 느낄 때마다 새롭고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그 분야를 사랑하며 일을 해가며 자연스레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게 된 다는 것 자체가 정말 멋진 일이야. 내가 중요시하는 커피숍의 기준은 인테리어이기도 한데, 이것도 서비스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걸까! 하는 궁금증도 드는데? (ㅎㅎ) 그리고 살짝의 여담이지만 알지못 했던 부분에 대해 모르고 있음을 그대로 받아드리고 배움을 흡수해서 생각을 확장시키는 너를 보면서 늘 배움의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줘.
너가 공유해주었던 편집자K님 말처럼 주변에 어떤 사람을 두는가는 정말 중요한 것 같아. 일터에서 도, 나의 삶에서도 말이야. 결국엔 나의 생각과 행동들도 나의 주변인들에게서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나이가 들 수록 더더욱이 주변에 어떤 사람들을 두고 싶은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 고민이 되면서 말이야.
그런 의미로 너와 우리의 지인 P가 내 주변에 있다는게 참으로 행운이야. 미리 올한해 2026년도 잘부탁드립니다!
새해를 맞이 하기 전 30대의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나의 짝꿍이랑 강아지랑 뉴욕으로 여행을 다녀왔어. 뉴욕에는 예전에 짧게 여름에 2달, 겨울에 2달 이렇게 살아본 적이 있어.
십여 년 전 뉴욕에 있을 때는 겨울이었는데, 그때의 내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
차가운 공기와 겨울 코트. 그리고 뭔가 차가운듯한 기운이 들지만 겨울의 뉴욕은 낭만이 넘치잖아! 도시의 불빛도 크리스마스 장식들과 불빛들도 다 따사로운 느낌이 들어.
우리 숙소는 34가 번화가 쪽에 잡았어. penn station 역에서 내려서 나왔을 때, 빽빽하고 높은 건물들로 가득 찬 뉴욕 거리를 보니 '와, 뉴욕이다.'라고 저절로 또 감탄이 나왔어.
아무래도 나와 짝꿍의 추억이 깃든 곳이라 더 반갑게 느껴졌던 것 같아.
"너무 좋다. 너무 좋다."라는 말만 여행 내낸 하면서 걸어 다녔던 것 같아. 그러면서 내가 "우리 뉴욕을 왜 이렇게 좋아하지?"라고 질문을 했어. 그러면서 서로 이유를 말하려고 했는데 딱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거야.
뉴욕의 단점을 꼽자면,,, 한두 개가 아니긴 해. ㅋㅋㅋ 그럼에도 좋은데! 왜 좋을까! 그냥 좋아!로 결론 내렸지.
요즘 들어서는 '좋은 것' 보다는 '좋아하지 않는 것'들이 더 명확해진 나에게 뉴욕은 예외였어. 아마 여행지로 가서 그랬을 수도 있고 예전 그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였을 수도 있겠지?
그래도 '이유 없이 좋아하는 것'이 있어 좋더라.
시간이 갈수록 '해야 하는 것' 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좋아하는 것' 보다는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지는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하는 것보다 좋아하지 않는 것을 더 많이 하지 않는 쪽으로 말이야. 이런 생각들이 나를 조금 씁쓸해지기도 해. ㅎㅎ
나는 부정화법이 좋아진 걸까. 싶어지고.
원래 우리의 뇌는 부정적 자극이 신경학적으로 더 강하게 저장된대. '싫어!'라는 건 생존에 유리하게 '좋아!'라는 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으로 처리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라.
MBTI 신봉자는 아니지만 나는 E (외향적)이 조금 더 큰 성향을 가지고 있거든. 굉장히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지만서도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걸 좋아했었어. 소속감을 가지고 있었던 걸 좋아했던 것 같아. 사람이 많은 그룹으로 던, 나의 친구라는 범주안에 들어온 친구와 단 둘이 만나는 것도 좋아했고. 그러던 내가 작년부터인가 급격하게 I(내향형)으로 변해가더라고. 집에서 조용하고 편하게 쉬는 것을 더 선호하는 쪽으로 말이야. 체력이 급격히 저하된 영향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나의 에너지의 소모가 크다는 느낌을 받은 순간부터였던 것 같아. 막연하게 좋아했던 것들이 실제로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지.
예전에는 보통 '좋은 게 좋은 거다, 재밌겠지?'라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게 많았다면 이젠 '좋긴 하지만 나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는지, 나의 삶의 경계를 침범하는지'에 대해서 더 민감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 같아.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가치 판단의 기준이 '접근동기 Approach motivation'에서 회피동기 (avoidance motivation)으로 이동이 된 거래.
접근동기는 주로 '보상, 즐거움, 그리고 성취'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이라면 회피동기는 '손실, 후회를 하는 움직임'으로 뒤로 물러나는 방향이라 해. 사실 '회피'라는 단어가 긍정적인 뉘앙스는 아니잖아. 그렇지만 싫은 게 명확해지면서 선택 속도가 빨라지고 감정 낭비도 덜하게 되는 '회피동기'의 장점이라네. 내가 삶을 바라보는 기준이 내면화되는 과정이고 나름 쌓아온 인생경험의 데이터베이스로 내 삶의 선택이 더 정교해지는 거지.
접근동기와 회피동기에 대해 생각하다 동기부여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되었어. 난 동기부여를 얻는 게 가끔 힘들 때가 있는데, 어쩌면 나의 성향에 맞는 방향으로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었어. 예전에 '조승연의 탐구생활'이라고 내가 즐겨보는 유튜브가 있거든. 조승연 님은 자기가 이루고 싶은 게 있으면, 5년 뒤 자신이 이루어낸 모습보다 이루어내지 못했을 때의 기분이나 모습을 상상하면 더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어! 안됐을 경우 내가 겪게 될 손해에 대해 인식하는 거지. '성취'를 위한 동기부여지만 나의 성향이 어떤가에 따라 다른 접근방법으로 동기부여에 자극을 줄 수 있겠다 싶어. 물론, 회피동기처럼 생각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나만의 기준점을 가지고 제동을 걸어야한대. 자칫하다간 공허하고 무기력해질 수도 있다고 하더라.
싫어하는 게 확고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것도 확고해지는 것 같아. 어른이 되어가고 있기는 하구나 싶다. 또 한번 느끼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기질과 성향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은 은 점점 더 중요해진다는 거야.
'이유 없이 그냥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뉴욕을 이야기하다 보니 길어졌네.
좋은 것보다 좋지 않은 것이 선명해진다 해도 여전히 이유 없이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이 있다는 게 너무 좋다! 많이 많이 곁에 두어야지.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 보내고! 편지 기다릴게.
새해에도 건강하고 늘 행복하자 친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