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없이 부탁합니다.
슬픔이 행복이라 한다면
나는 인생 최고의 순간을 보냈습니다.
지쳐 쓰러지는 게 사랑이었다면
난 하루에도 몇 번이고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서운함을 표하면서도
당신 곁에 끝까지 머물렀던
이유를 아시나요.
힘들었지만 당신의 손을 놓지 않았던
이유를 아시나요.
어떠한 위기가 와도
잠시 시간을 갖되,
함께할 거란 믿음이 컸었기에.
당신은 나에게
그 정도 위기로 무너지기엔
너무 아쉬운,
지키고픈 존재였기에.
당신은 행복한가요.
행복해야 할 텐데 말이죠.
내가 손을 내밀면
언제 놓고 떠났냐는 듯
다시 꽉 잡아줄 수 있나요.
손이 차가웠던 나는
당신의 따뜻함을
더욱 사무치게 원합니다.
밤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보면
달도 별도 따다 준다던 당신이 떠올라
괜스레 얕은 숨을 몰아쉽니다.
넓고 무한한 하늘과
공허한 당신의 빈자리에
나의 세상이 무너진 듯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야겠죠.
당신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요.
당신도 하늘을 보면
나를 떠올려 주세요.
서로가 서로의 우주였을
그때를 생각하며 말이죠.
이젠 당신의 이름만 보아도
울컥하고 마음이 찡해옵니다.
말로 무어라 설명할 수 없을
두근거리면서 짜릿하고
애틋하면서 예쁜 감정이 듭니다.
당신이 아니었으면
영원토록 알지 못했을
수많은 감정을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어느 때보다 진심입니다.
나도 당신에게
오래 기억될 무언가를 두고 왔기를.
당신의 길에
내 발자국 하나라도 남기고 왔기를.
당신에게 나라는 사람이 있었음을
그리고 여기 나의 존재가 있음을
잊지 말아 주길 바랍니다.
이건 나의 염치없는
간절한 부탁임을.
- 파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