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그림은 엄마의 얼굴을 닮았다.

by 송조



엄마의 그림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그럴듯한 스토리를 만들어 작품 설명을 하려고 하면 진부해진다. 엄마는 좋아하는 걸 그린다. 그리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들. 그림 그리는 내내 기분이 좋아지는 것들.



엄마의 그림의 단골손님들은 해바라기, 돼지, 호박 … 최근엔 테디베어도 등장했다. 엄마의 컬러 선정은 어찌나 과감한지. 채도 높은 쨍한 색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색깔만으로도.



특히 엄마는 해바라기를 숨 쉬듯 그려내는데, 집안 곳곳 방마다 해바라기가 있다.


© 작가 송진희


뭐든 쉽게 질리는 나에게 엄마의 취향은 신기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저렇게 같은 소재로 계속 그릴 수 있지? 지겹지 않나?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왜 이렇게 해바라기를 그려?”


심플한 엄마의 답

“기분이 좋잖아”



해바라기, 돼지, 호박. 전부 풍요의 상징이다. 행복과 풍요를 가져다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담겨있다. 자신에게, 우리 식구들에게, 이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어쩌면 엄마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는 기도와 같을지도 모르겠다.



엄마의 그림은 엄마의 얼굴을 닮았다. 그림을 보고 있자면 이 그림을 그리며 지었을 엄마의 표정을 알 것 같다. 밝고 명랑한 얼굴.



마음에도 에너지가 있다고 믿는다. 그림을 그리는 마음에 행복과 풍요가 담겨 있으니,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그 좋은 기운이 전해진다.



그래서인지 엄마 그림을 보고 기분이 좋다는 사람이 많다. 나에겐 그게 당연하다. 기분 좋게 그린 그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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