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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녜 Dec 11. 2017

[여행기]방콕에 다녀왔다

20171207~20171210 방콕

겨울 휴가로 어딜 갈까 고민하다, 방콕에 갔다. 


항상 부담 없이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번도 와보지 않았던 태국.

더운 나라를 가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비행기표를 살펴보다 2-3주 전, 겨우 결정했다. 숙소도 기준은 두 개뿐이었다. 너무 비싸지 않은, 하지만 수영장이 괜찮은 곳. 나머지는 벌레만 안 나오면 되지, 조식도 필요 없고 어차피 택시 타고 다닐 테니 위치도 best 일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다.


아마 올봄, 다낭으로 여행 갔을 때 수영장이 너무 좋았나 보다.

밝은 햇볕, 맑은 바다가 너무 좋다.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쨍함도 좋다.


나는 여름이 좋다. 봄가을은 너무 짧고 언제 추울지 몰라 불안하고, 겨울은 춥다. 추우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지경이 된다. (전생에 개구리쯤 되었던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겨울 남미로 떠났던 15년 7-8월, 페루 쿠스코에서 수면양말에 니트도 껴입어놓고 침대에서 나오지 못하던 내가 생각난다. 알고 갔으면서도 정말 죽는 줄 알았던 14년 1월의 하얼빈도 생각난다. 


여름, 물론 덥고 땀나고 모기도 싫고, 단점들도 많다. 하지만 그 뜨거운 햇볕, 땀 흘리다가 들어가는 바다나 수영장,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뽀송한 이불을 생각하면, 여름 나라로의 휴가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내가 다녀온 호텔은 아니지만, 너무 그리웠다. 이 땡볕에서의 수영.

그래서 다녀왔다, 방콕.


간만에 혼자서 하는 여행이라 설레기도, 긴장되기도, 심심할 것 같기도 했다. 솔직히, 공항 리무진에서 조금은 착잡했다. 괜히 멀리 가나, 그냥 서울에서 쉴 걸 그랬나. 그러면서도 예전의 나 같지 않아서 우울했다. 에너지 넘치고, 항상 신나 하던 내 모습. 


달라진 내 모습이지만, 그래도 기록으로 남겨두면 언젠가 들춰보며 이땐 이랬지, 추억에 잠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최대한 자세히 이것저것 정리하지 않고 적어볼까 한다. 이번 휴가의 테마는 생각 없이!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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