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전화 중국어를 시작했다

중국어 공부일기 으쌰으쌰. 0

by 소녜

두 달 전부터 전화 중국어를 시작했다.


원래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중국어를 했었다. 얼핏 내 기억엔 그때 처음 제2외국어 시간이 있었나, 아니면 고등학교 가면 다 한다고 해서 시작했나, 해서 시작했었다. 고등학교 때는 중국어 전공이었다. 사실 전공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과보다 중국어 수업이 좀 더 많은 수준인 것뿐이었지만. 내신에는 들어가지만 반에 중 포자 들도 꽤 있었다. 성조에, 한자에, 뜻까지 외우려면 에너지 소모가 심했으니까. 그래도 나는 재밌어했다. 아주 잘하는 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는 축에는 들었던 것 같다.


대학교 때도 중국어를 했다. 무슨 영어권 나라로 교환학생을 가서는 감을 안 떨어뜨리겠다며 중국어 수업도 들었다. 3개월 정도 상해에서 공부도 하고, 학원도 다녔다. HSK 5급까지 따고서는 급격히 의지가 하락해서 6급은 간당간당 떨어질 정도로만 공부했다. (떨어졌단 소리.)


그러다 취직을 했다. 중국어로 업무를 볼 수 있는 부서로 배치받으면 다시 열심히 공부해야지, 그리고 업무 중에도 실력 유지할 수 있겠지, 하고 기대했다. 그런데 배치를 인사로 받았다. 이게 무슨 일. 도무지 중국어란 쓸 일이 없었다. 그래서 관심이 끊겼다. 마음속으로만 아까우니까, 그리고 중국어 공부를 재밌어하던 시절의 내가 그리워서, 다시 해야지 다시 해야지 공허한 다짐뿐이었다.


지금 회사로 이직한 건 육 개월 전이다. 별이 총총할 때, 새벽 일찍 출근할 필요도 없고, 눈치 보느라 혹은 쓸데없는 일을 하느라 야근할 일도 없는 회사다. 삶이 여유로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그 남은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생산적으로 써야겠다는 압박, 혹은 강박이 들어왔다. 부모님의 푸시일 수도, 취준을 하느라 낮아진 자존감을 지금 보다 멋진 나를 만들어 되살리고 싶은 내 마음 한구석의 미련일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건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그 무렵 만난 친구가 헬스도 하고 중국어 수업도 듣는다며, 10개 국어 하는 멋진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한 게 너무 멋있어서, 그 영향이 컸다.


그래서 시작했다. 학원을 다닐 정도의 시간을 쏟고 싶지는 않았고, 개인 과외를 붙일 정도의 돈도 쓰고 싶지 않았으니, 내게 적절한 타협점이었다. 매일 아침 이십 분, 출근하기 전에 이어폰을 꽂고 중국어로 이야기를 한다. 버벅거리고, 음- 을 끊이없이 말하며 단어를 찾을 시간을 끈다. 귀찮고, 내 실력이 보잘것없어 부끄럽다. 그래도 재미있다. 매일 아침 한 가지 태스크를 끝낸다는 것으로 조금 더 안도감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두 달 하면서 복습 전혀 안 하는 게으른 내 탓에 잘 남지 않으니, 기억나는 건 가끔 이렇게 기록이나 할까 싶다.


중국어 화이팅!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