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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녕 Nov 16. 2022

출장! 야구팬 상담소

2022.11.11-13 퍼블리셔스테이블 참가 후기


지난 주 퍼블리셔스테이블에 참가했다. 내 글이 공식적인 '책'으로 만들어지고 마침내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첫 데뷔 무대였다. 책의 소재가 '야구'인만큼 '서녕'의 부스는 다양한 야구팬이 모이는 일명 '출장! 야구팬 상담소'였다.


"야구 좋아하세요?"


부스를 찾는 분에게 가볍게 질문을 건넸다. 많은 분들이 골똘히 책 표지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쉽게 '네'나 '아니오'라고 대답하지 못하고 갸우뚱 하셨다. 몇 명의 반응을 보고난 후 아차 싶었다, 후회했다. 내 책에도 담았듯 야구는 좋아하고 미워하고 정확히 말할 수 없는 애증의 대상인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비슷한 리액션을 했으리라. 그 찰나의 시간 동안 나 자신과 나란히 마주보고 앉아 '서녕, 너 진짜 야구 좋아하니?' 물어봤겠지.


"응원하는 야구팀 있으신가요?"


질문을 약간 바꿔보았다. (기출 변형이라고 포장해본다.) 좋아하는 마음은 확실하지 않아도 응원하는 팀은 금방 말하겠지. 첫 질문에 비교하면 바로 답은 해주셨지만 여러 명의 얼굴에서 3초 간의 '주춤'하는 표정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나와 편집자 지향이는 알고있다. 오히려 이런 분들이 야구에 관심과 애정이 있으시다. 더이상 A팀을 응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A 팀의 올해 야구 성적이나 소식은 알고 있다. 좋아하는 선수가 응원하던 팀을 떠나버렸던 아쉬움과 아련함을 간직하고 있다.


『야구공 크기만큼 좋아할 수 있다면』


제목이 길고 모호해서 처음 접하는 분에게 금방 와닿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말이 많아져도 주절주절 설명을 하기로 다짐했다. 아무래도 야구팬의 마음은 비슷한걸까. 야구 경기장과 야구공이 그려진 책 표지와 제목, A5 아크릴판에 붙은 짧은 책 설명을 보고 금방 이해하셨다.


일종의 부채감이 있다.  내가 책이라는 매체로 먼저 냈을 뿐 수 많은 야구팬들의 좋아하고, 안타까워하고, 상처받고, 다시 열렬히 사랑하는 마음은 오래전부터 이어왔다. 그저 내가 한국야구 40년 동안 수없이 쌓인 마음들을 공식적인 책이라는 기록으로 남겼을 뿐이었구나.  마음들에 고마움을 남긴다.


출장! 야구팬 상담소


적게는 오 분, 길게는 삼십 분 이상 다양한 야구팬과 대화를 나누었다. 내 책을 소개하는 것보다 야구 이야기가 더 재밌을 때가 많았다. 아무래도 서울이다 보니 엘지 트윈스, 두산 베어스 팬이 많았고 종종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 KT 위즈의 팬도 만났다. 물론 나와 같은 기아 타이거즈를 응원하는 독자 분들이 내심 반가웠다. 편집자 지향과 나의 소소한 이벤트로 타이거즈 팬 분들에게는 '홈런볼' 과자를 드렸다. 매년 열 개의 프로야구팀 중 응원하는 야구팀이 어디인지 설문조사를 하면 1위는 항상 기아타이거즈이다. 이번 페어에서도 기아 팬을 많이 만날 것이라 기대했지만,,, 예상 외로 많지 않았다. 부스에 쌓아놓은 홈런볼 상자와 깜짝 선물까지 귀엽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라도 야구팬 분들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으니 나도 참 좋다. (우리는 동지니까요)


"오래오래 야구팬해요"


책 구매자 분에게 이 말은 꼭 적어드리려고 했다. 위험한 세계로 깊이 끌어 당기는 유혹의 손길이랄까,,,? 그래도 야구만이 줄 수 있는 인생의 진리와 교훈과 즐거움과 총천연색 감정들을 오래오래 같이 나누고 싶다. 제 책도 재밌게 읽어주시고 (어딘가 후기도 남겨주시고) 앞으로 야구도 재미있게 보아요!!!



퍼블리셔스페어에서 독자와의 만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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