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호 변리사]의 지식재산 이야기
'웹툰' 상표, 이제 네이버만 쓸 수 있는 것일까?
안녕하세요. 손인호 변리사입니다.
'웹툰(Webtoon)'은 웹(Web)과 만화(Cartoon)의 합성어로 우리 생활 속에서 널리 쓰이는 단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에서 만화를 제공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웹툰 시장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널리 쓰이는 단어 '웹툰'에 대해 최근 네이버가 국내외에서 상표권 등록을 받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경쟁사들은 '웹툰'의 단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인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널리 쓰이는 단어 '웹툰'에 대해 어떻게 상표권 등록을 받을 수 있었는지, 다른 경쟁사들은 과연 '웹툰'의 단어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것인지 상표 제도의 숨은 이야기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에서 상표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각 국가에서 모두 권리를 획득하여야 합니다. 즉, 상표 제도는 '속지주의' 원칙을 따르고 있어 국가별로 등록 여부를 다르게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동일한 상표에 대해서도 각 국가별 시장 특성에 따라 상표권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웹툰(Webtoon)'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로 일반명칭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웹코믹(Webcomic)'이라는 단어가 더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 일본 등의 해외 국가들의 소비자들과 한국 소비자들의 인식도와 다르기 때문에 네이버가 해외 국가들에서 '웹툰' 상표권을 등록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네이버는 만화(cartoons) 등의 상품에 'WEBTOON' 단어를 미국에서 상표권(US 85394119)으로 등록받았고, 국내의 다른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하는 경우 '웹툰'이라는 단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표법은 일반인들이 널리 사용하는 일반적인 명칭에 대해서는 등록이 불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만화콘텐츠 배급업' 등에 대해 상표출원하였지만, 특허청은 'WEBTOON'은 '인터넷을 통해 연재하고 배포하는 만화'를 뜻하는 것으로 해당 상표가 상품의 성질을 직감시킨다는 이유로 상표권 등록을 거절하였습니다.
네이버에서도 '전자만화' 등에 대해 상표출원하였지만, 특허청은 'WEBTOON'은 웹과 카툰의 합성어로 '웹(온라인)에서 보여주기 위해 그린 만화'라는 뜻으로 특정인이 독점할 수 없는 단어이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라는 이유로 상표권 등록을 거절하였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출원인들이 '웹툰'의 상표권 등록을 시도하였지만, 한국 특허청은 '웹툰'을 일반명칭으로 판단하고 상표권 등록을 거절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위 상표권 등록이 무산되자, 새로운 방법으로 상표권 획득을 시도하였습니다.
상표를 등록받기 위해 '문자' 그 자체를 상표출원하거나 '도형'과 '문자'를 결합하여 상표출원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문자' 그 자체로 상표권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문자상표는 비슷한 호칭까지도 권리가 인정되어 강력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이번 사례와 같이 등록 가능성이 다소 떨어지게 됩니다.
그다음으로 고려하는 방법은 '도형'과 '문자'를 결합하여 상표권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도형'의 디자인까지 고려하여 등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네이버는 'WEBTOON' 단어에 '지그재그로 내려오면서 사각형의 크기가 변화하는 번개 모양의 말풍선을 연상시키는 형상'의 도형을 결합하여 등록 가능성을 높였고, 최종적으로 상표권을 획득하였습니다.
문자에 도형을 결합하게 되면 상표권 권리범위는 도형의 외관을 고려하여 판단하기 때문에 권리범위가 다소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웹툰'이라는 단어를 활용한 등록상표를 획득하여 시장에서 선두주자의 지위를 부각할 수 있는 만큼 이번 네이버의 상표권 등록 전략은 큰 시사점을 남기고 있습니다.
상표출원 시 문자상표, 도형상표, 결합상표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상표출원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널리 사용하는 '웹툰' 단어, 이와 관련한 숨겨진 상표 이야기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