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많은 손님들을 대했다. 누군가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기도 하지만, 그러지 않는 성격의 나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훅훅 가깝게 다가오는 손님들이 버겁기도 했다. 나의 성향과는 다르게 좋아하는 카페의 사장과 친밀도를 높이고 싶은 분들은 정말 많았다.
인테리어나 분위기를 보고, 커피를 맛본다. 어느 정도 내 입맛과 취향에 맞는다면 다음 방문 때부터 말을 건넨다. 커피나 메뉴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도 있고, 나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가장 어려운 경우는 티키타카 보다도 본인의 이야기만 하는 분들이다. 나는 그냥 적절한 고개의 끄덕임과 추임새만 넣으면 된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나중에서야 요령껏 일하면서 응대하기도 했지만.
나는 이분들을 외로운 분들이라 생각했다. 이 카페라던가 내가 특별히 좋다기보다는 누군가와 소통을 하고 싶은 분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분들도 있었지만, 카페 사장과 사담을 나누기 위해 개인카페를 찾는 경우도 많았던 것이다.
다행히 전 직장에서 교수님들의 기나긴 무용담을 듣는 데에는 재능이 있음을 확인했던던 터라 이 상황이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할 일을 못할 뿐. 나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면 조금 더 난감했다. 나는 손님들과 이야기 나누고 같이 일하는 직원이 혼자 다 일을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사장이 할 일이라고 생각해 주어 다행이었다.
선물을 주시거나, 음식을 해다 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나는 어느 가게의 사장님과도 친해져 본 일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신기한 일이라 생각했다. 나를 정말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카페를 끝내고 난 다음 알았다. 그분들은 이 공간에서 이 커피를 제공하는 사장과의 친분이 좋았던 것이라는 것을. 마지막 운영 날, 선물을 주시며 개인 연락처를 주고받은 분들이 있었다. 나의 평소 성격에 있어서는 정말 큰 일이었다. 용기를 내어 몇 주 후 안부 인사를 드렸다. 아주 반기시며 내가 잘 지내기를 응원하셨고, 그리고 심지어 실제로 만나기를 희망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내 예상, 그리고 마음과는 다른 분들도 많았다.
그분들은 나 다음으로 운영하는 카페의 사장님과 아주 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런 것은 내가 알고 싶지 않아도 인스타 스토리에 올라오는 사진이라던가, 댓글로도 쉽게 알 수 있다. 마음이 옹졸해지는 순간이다. 나의 사람을 빼앗겼다는 생각까지도 들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시금 생각해 보면 그 손님들의 기대와 애정에 먼저 손을 놓은 것은 나다. 카페를 그만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정리하고, 새로운 분들께 넘긴 것도 나다. 내가 사랑하던 공간이 순식간에 사라진다니!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지 한참을 생각하고서야 알았다. 커피와 카페는 그분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고, 계속해서 이 공간을 사랑해주신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직까지도 일주일마다 안부를 물어 주시는 분도 계시다. 멀리 사시지만 자주 찾아 주셨던 분들. 그분들께는 평생에 걸쳐 그 따뜻함을 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더 이상 내 손을 떠난 것에 아쉬워하지 말자. 인연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