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던져진 자영업자

by 손자몽

자영업이 어려운 것은 돈이 얼마나 남느냐, 몸이 얼마나 힘드냐, 사람 대하기가 어떠냐 이 세 가지가 중점인 것 같다.


매출이 아무리 높은 가게라고 해도, 점점 오르는 물가에 재료비 비중은 점점 치솟고 있다. 여기에 큰 덩이들이 매달 쭉쭉 빠져나가는데 그날이 다가오면 심장이 덜컹거리는 느낌이다. 인건비, 월세, 관리비 등. 배달 수수료도 높아져 놀며 시간 때우느니 오백 원, 천 원이라도 팔아야지 하는 심정으로 배달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가게의 메뉴에 따른 객단가라던가, 규모에 따른 월세, 인건비 등이 다르니 다른 업종의 사장님과는 비교가 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아 이번 달은 정말 어렵네요. 힘들어요.”

라고 말해도 지난주 매출을 듣고 흠칫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 매출 단위가 아예 다르다면 서로 간의 이해도 어려운 것이 현실. 각자의 계산이 다 있겠지 싶었다.


매출도 높고, 순수익이 높은 곳은 엄청나게 바쁘기 마련. 저가형 커피를 파는 카페라면 두세 명이 동시에 일하면서 무지하게 커피를 뽑아내야 하는 것이고, 치킨을 파는 곳이라면 끝없는 배달 주문과의 전쟁을 새벽까지 치러내야 한다.

그러니 몸이 축날 수밖에 없다. 몸이 피곤해도 금융치료로 해결!이라는 말도 있지만, 아니다. 금융이 아픈 몸을 절대 치료해 줄 수 없고, 몸이 힘들기 시작하면 점점 멘털도 나가게 된다. 엄청나게 바쁘면서도 친절하기까지 한 매장이 있기 힘든 것이 그 반증이라고나 할까.


자영업을 하면 모든 것이 나의 책임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가게는 직원들이 보고 나는 잠깐 쉬더라고 제대로 쉬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재료 소진이라던가 배달 관련 이슈, 매출 등 쉬면서도 신경 써야 하는 일이 많다. 차라리 아예 하루나 이틀 가게가 쉬어 버리면 차라리 낫지만, 쉬면 또 불안해진다. 이 마음은 진짜 자영업자만 아는 것.

직장인들은 연휴를 기다리지만, 자영업자는 연휴에 거의 쉴 수 없고 더 바쁘기도 하다. 바쁘면 또 다행인데, 연휴 때 문은 다 열었는데 매장이 한산하다면

‘나도 쉴걸. 괜히 열었나?’

별 생각이 다 든다. 모든 것을 다 가게 사장님 마음대로 하는 것 같지만, 사장 마음대로 되는 것도 없고, 마음만 동동.


마지막으로 자영업자는 사람이 가장 힘들다. 여기에서 사람은 손님과 직원 모두를 의미한다.

잘해주고 다 알려주고 했던 직원도 하루 만에 그만두면 끝. 옛날 어른들이 강조하던 직업의식, 주인의식 이런 것은 우리도 이제는 강요하기도 싫다. 그래도 갑자기 그만둬 버리면 어떡해요!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과 인건비 부담에 내 몸을 갈아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늘어난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기로 한 작정.


대면하는 손님들은 그래도 다들 친절하시고 이해도 많이 해주시는 편이지만, 배달 주문하는 고객님들과의 관계가 요즘은 더 어렵다. 배달이 늦어지거나 배달 사고가 나면 덜컥 겁부터 난다. 이렇게 된 연유를 설명하려 직접 전화를 드리면 다행히 많은 분들이 이해해 주시지만, 아무 말도 없이 별 하나만 남긴다면… 가게 전체의 별점이 낮아지게 된다. 그분들의 불만사항을 해소할 수도 없고 잘못을 바로잡을 수도 없는 상황. 그리고 낮은 별점은 매출 하락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아! 사람에 배달 라이더 분들도 포함이다. 나는 다행히 따뜻한 분들을 많이 만났지만, 가끔

“이제 이 스티커만 붙여 포장만 하면 됩니다. 잠깐 앉아 계세요!”

라고 말씀드려도, 화내시며 배달 취소를 누르고 다른 곳으로 가는 분들도 종종 있었다.


자영업자는 아프리카 들판에 그냥 놓인 ‘나’다. 모든 것이 다 무섭고 두렵다. 사실 이 들판에서 나를 잡아먹으려 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다 각자 그냥 사는 다른 ‘나’ 들이다. 그리고, 그 들판에 직접 들어간 것도 바로 ‘나’인데도 무섭다니. 잘해보려고, 잘 살아보려고 한 결정이 이렇게 큰 괴로움을 줄지는 정말 몰랐던 것이다. 물론 엄청 잘되는 곳, 대박 나는 곳은 항상 있게 마련이지만. ‘나’가 그 사람이 아닌 것이 문제인가, 무엇이 문제인가 파고들다 보면 사춘기 시절처럼 내 존재자체를 부정하고 싶어진다.


자고 일어나면 나아지겠지. 내일은 모두들 힘내세요. 좋은 일, 좋은 날 올 거여요.

작가의 이전글장사가 안 되던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