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가 안 되던 날들

by 손자몽

우리 가게는 길의 끝이었다. 간판도 눈에 띄지 않았다. 조명이 환하지 않아 멀리 지나는 길에 보면 깜깜해서 안에 사람이 있는지, 뭐 하는 곳인지도 잘 보이지 않았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중, 그리고 오픈 전 한 달 함께 맛을 잡는 동안 근처에 살거나 지나 다니는 사람들이 어떤 곳이 생길까 궁금해했다. 그렇지만 대로변도 아니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도 아니라 동네에 크게 소문나거나 맘카페에 오를 정도도 아니었다.


그렇게 조용히,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내 성격 같은 오픈 날이 드디어 왔다. 오픈 날에는 나, 그리고 함께하기로 한 친구 두 명과 함께 총 셋이 있었다. 나는 너무 떨렸지만, 떨지않는 이 두 친구를 믿고 즐겁게 해 보자 생각했다.


우리는 오픈 이벤트를 크게 하지 않았다. 그냥 첫날에는 오시는 분 모두에게 커피를 무료로 드리자 생각했다. 남편의 아이디어였는데, 나도 멋져 보여 찬성!


이 문을 열고 들어와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생각했다. 그리고 첫날의 고객은 그만큼 우리에게 큰 관심이 있고, 앞으로 단골이 될 확률이 높은 분들인데, 여기에 커피도 무료로 받는다면 마셔보고 꼭, 반드시, 계속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 작전은 성공이기도 했고, 성공이 아니기도 했다. 그날 오셨던 분들은 거의 우리의 단골이 되었다. 우리의 시작을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계속 찾아와 주어서 정말 기뻤다.


성공이 아니었다는 것은, 큰 이벤트를 하지 않다 보니 쉽게 입소문이 나지도 않았던 것. 그래서 살짝 기대했던 오픈발이라는 것이 정말 전혀 아예 없었다. 그 당시 우리는 하루에 10만 원을 팔면 박수를 쳤다. 너무나도 귀여운 시작, 그리고 작고 소중한 매출.


‘커피 1+1, 커피를 사면 빵을 드려요. 모든 커피 1,000원에 드립니다.’ 이런 식으로 크게 내걸었다면 사람들이 줄을 섰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집 커피 맛있고, 인테리어도 깔끔하니 멋지더라, 우리 다시 가보자!”이렇게 되었을까?


오픈 초기부터 소문이 나고 장사가 되었다면, 내가 그렇게 지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고, 카페를 계속 운영하면서 로스팅도 배우고... 그런 원동력이 되었을까? 이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정말 크다.


그렇게 소소한 매출을 이어가던 날, 청소, 신메뉴 개발, 브루잉 맛 잡기, 인스타용 사진 찍기, 등등 별별 것을 다 하고도 할 일이 없으면 야외 테이블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기도 했다.


또 어떤 날은 야외 테이블에서 브루잉으로 커피를 내려 지나가는 분들께 조금씩 나눠드리자 용기 내어 보았는데, 그날은 택배 기사님과 어떤 남성분 두 명만 지나가서 그 이벤트는 그렇게 끝나버렸다. 귀여운 직원은


“아, 정말 전단지라도 나가서 돌리고 싶어요.”

라고 말했지만, 당시에 나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


네이버 플레이스에 매장을 등록한 후, 엄청난 광고 전화가 밀려온다.

“배달 시작 하시겠어요? 저희가 배달 세팅할 수 있게 도와드려요.”

“사장님, 네이버에 검색하면 바로 나올 수 있게 저희가 작업해 드려요. 비용은 무료인데…..”


매장에 손님이 거의 없었지만, 나는 아직 배달을 할 마음의 준비도 없었고, 또 돈을 주고서 티 나는 광고도 정말 하기 싫었다.


‘맛있고 깨끗하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알아주겠지. 이렇게 맛있는 원두를 쓰는데 다들 알지 않을까?’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유명 로스터리에 큰 관심이 없었다. 얼마 후 딸기 파르페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사람들이 멀리서도 사진을 보고 찾아오기 시작했던 것.


이래저래 오픈발 전무한 시기를 거친 후, 그다음부터는 우상향이 아닌 계단식으로 성장하게 된다.


오픈 시기 다음으로 매출이 안 좋았던 때는 카페 길 건너편에 있는 수영장 지붕이 무너졌을 때다. 우리는 처음에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겨울이지만 늘 단골손님들이 찾아올 시간이었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 말만 되뇌고 있었는데. 10시경에 늘 오시던 네 분이 밝은 표정으로 들어오셨다.

“사장님! 오랜만이에요. 수영장 지붕이 무너져서 한 달 정도 수영장이 쉰 대요. 얼마나 답답한지 몰라요. 운동하고 여기 오는 게 낙인데 정말 얼마 만에 왔는지!”

“헉, 다친 사람은 없어요?”

“네, 다행히 사람이 없을 때 그랬다나 봐요. 천장이 완전히 무너진 건 아니고 일부만 그런 건데 암튼 오니까 너무 좋네요! 여기도 한산했죠?”

“아! 어쩐지 저도 이상하다 그러고 있었어요. 하하 운동 못하셔서 정말 찌뿌둥하시겠어요!”

수영장 재오픈날만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수영장이 다시 오픈하자 매출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수영팀 만세!


그다음으로 매출이 안 좋았던 때는 수영장에서 우리 카페 쪽으로 내려오는 계단을 공사하던 때. 그 공사로 수영인들이 우리 카페로 오려면 빙 둘러와야 했다.


이제 보니 수영장이 우리에게 큰 감사의 대상이다. 사실 남편은 이 부분도 노리고 이곳을 잡았던 것이지만.


활기찬 수영팀들 정말 사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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