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영업을 준비하며

by 손자몽

가게를 넘기기로 결정을 한 후, 얼마 되지 않아 계약서를 쓰고 계약금을 받았다. 이제는 세세한 정리가 시작된다. 사전에 대략적으로 어디까지가 포함된 것이라 이야기는 나누었지만 생각해 보면 집에서 가져온 가위라던가, 선풍기, 쓰레기통 등. 작은 것들을 하나하나 포함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정리가 필요했다.


오랜만에 엑셀 파일을 열어서 포함해서 넘길 것과 내가 가져올 것들을 세세하게 정리했다. 아예 통으로 다 넘겨도 될 것이었지만, 뭔가 내가 매장을 새로 꾸밀 때처럼 새로운 기분에서 시작할 수 있게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생각보다 집에서 쓰던 물건을 가져온 것이 많았고, 낡아서 쓰기 좀 그런 것들도 제외했다.


영업 마지막에 이런 자잘한 물건들을 한 번에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운영 종료 3주 전부터 퇴근 때마다 이런 물건들을 조금씩 날랐다. 가게는 점점 정리가 되어갔지만 집은 점점 복잡해졌다.


그리고 오픈 때 받은 아주 큰 화분들도 미리 정리하기 시작했다. 식물은 애초에 사망하여 없었지만 흙과 화분을 분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정말 틈이 날 때마다 정리를 했고, 손님들도 점차 매장이 비어감을 느끼게 되었다.


“어머 사장님, 벌써 다 정리하시는 거예요?”

“아 네, 마지막에 몰아서 하면 좀 힘들 것 같아서 필요 없는 것들은 미리 정리하고 있어요. 깨끗한 상태에서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물건들을 정리함과 동시에 마지막 영업일을 결정했다. 나의 계약이 종료되는 날 하루 전. 그날은 2025년 12월 16일, 화요일. 마지막 영업일 다음 날은 함께 시청에 가서 나는 폐업, 인수하실 분은 개업을 하기로 했다.


이제 마지막 영업일에 맞춰 원두를 주문했다. 부족해서도 안되지만 너무 남아서도 안된다. 그 적절한 어느 수준. 샌드위치 재료나 티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었다. 덕용으로만 구매 가능한 재료가 있다면 그 재료를 쓰는 메뉴는 품절처리 하기로 했다.


그리고 애틋한 단골손님들께 작은 선물을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이고 세어보니 열 분이었다. 원두? 간식?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예쁜 코스터를 준비했다. 짤막한 메시지와 함께. 메시지를 쓰며 함께한 시간이 떠올라 눈물을 훔치기도 했고. 이 손님들이 마지막날에 오실지 그전에 오실지 모르기 때문에 2주 전부터 준비해 오시는 분마다 짠하고 건네어 드렸다. 그런데 막상 마지막 날이 되니 뭐라도 드리고 싶은 분들이 훨씬 많아서, 또 그런 분들은 챙겨드리지 못한 마음에 또 눈물이 났다.


또, 매장 앞에 운영종료 안내문도 붙여야 했고, 인스타그램에도 언제까지 영업을 할 것이라는 글도 적어야 했다. 매장 앞에 붙이는 문구는 간결하게 했지만, 인스타에서 온갖 감정을 다 쓰다 지우다 몇 번이나 그랬는지 모른다. 주된 내용은 그저 감사하다는 말이지만, 지금도 이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마지막으로 함께 일하는 친구들의 스케줄표를 정리한다. 이미 정해진 것이지만 어떤 친구는 주말에 내가 없을 때 근무가 끝나기 때문에 그 친구들의 선물도 미리 준비해서 전해주었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했다. 그래도 끝까지 나를 도와주기 위해 남은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이 가게를 떠나더라도 좋은 곳에서 재미있게 일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내일이 마지막 날.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마지막 날 아침은 아이를 빠르게 학교에 보낸 후, 평소보다 일찍 매장에 도착했다. 어떤 표정으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그날, 어떤 분들이 우리에게 와주실지도 정말 궁금했다.


커피 세팅을 하고 있을 때부터 손님들이 찾아왔다.


그 날은 내 인생에서 꼽을 만큼, 그러니까 결혼식 날과 비슷할 정도로 너무나도 정신없는 하루였다. 그리고 그 기억도 아주아주 또렷하게 남은 날. 그 하루가 이제 시작되었다.


“안녕하세요!”

작가의 이전글커피만으로는 안 되겠다. 샌드위치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