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리틀라이프, 36쪽 만에 눈물을 닦으러 화장실로 달려갔다. 이런 순간조차 있지도 않을 시선이 의식된다니.
6.17 우격다짐으로 시작한 왼손 테니스가 마침내 탈이 났다. 어깨가 아프고 무겁고 저린데 왼손잡이의 로망을 버리지 않았다. 다름에 열광하는 이 치기, 아주 미숙하고 좋다.
6.18 나에게 하루란 꼭 해야 하는 숙제라 시간이 지난 만큼의 후련함이 있다면 다른 이의 하루는 붙잡고 싶은 가장 젊은 날이다. 계획과 꿈이 남았지만 흐르는 시간이 두렵지 않다는 건 낙관일까 , 소극적인 회피일까.
6.19 톱니바퀴. 조직이란 그닥 필요치 않아 보이는 일들이 쌓이고 엮여서 뭔가 의미를 만들어내며 돌아가는 그저 그런 톱니바퀴고, 어느 순간 그 속에 한낱 작은 날이 되었다. 끊임없이 돌출하고 어긋나는 모난 날이 되리라 다짐한다.
6.22 만성 소화불량으로 다시 침을 맞기 시작했다. 내시경 속 내 위는 애기 위처럼 깨끗하고 말짱하다. 멀쩡한 겉모습을 한 채 능력을 상실한 부분들이 어디 이뿐이랴. 카페에서 큰 소리로 뮤비를 보는 멀쩡해 보이는 커플에 뒤통수에 대고 기능장애인 그들의 예의에 , 뒤통수에 꽂아줄 대침을 잠시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