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나다 Aug 07. 2023

2023 펜타포트 락페 라인업 플레이리스트 1편

지극히 주관적인 내 맘대로 플리

 

 올해엔 꼭 펜타포트를 가겠노라 다짐했건만, 계획보다 변수에 더 휘둘리는 유부의 삶을 살다 보니 이번 연도 펜타도 고이 흘려보내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담아 지극히 주관적인 제 사적감정이 담긴, 이름하여 '2023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라인업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함께 즐겨주시죠.




1. 검정치마 - Sunday Girl / 어린양 / Our Own Summer



 이미 제 글을 많이 읽으신 분들이라면 제가 검정치마 팬인 걸 다들 아실 텐데요. 하도 많이 소개해서 좀 식상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어쨌든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느낌에(?) 플리 첫 곡에 넣었습니다.



 이번 펜타포트에 '검정치마'가 두 번째 날에 공연한다는 걸 다들 알고 계셨나요? 저도 가고 싶었지만 아이들 방학 + 여름휴가일정과 겹쳐져 티켓팅조차 시도하지 못했네요.



 항상 검정치마 단독공연 티켓팅이 1분 이내로 마감되었기에 똥손인 저는 항상 광탈하기 일쑤였는데요, 이제는 압니다. 티켓팅할 때 자리를 고르지 말고 냅다 다음인 결제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것을요. 왜냐하면 대게 검정치마는 작은 클럽에서 스탠딩 공연을 하기 일쑤인데, 이 스탠딩 공연이 자리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일찍 들어가는 순서대로 그게 자기 자리가 되기 때문에 티켓팅할 때 자리를 고르느라 너무 고심하다 보면 마감되기 일쑤예요. 검정치마 공연은 자리 순서대로 입장시키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 공연 들어갈 때 무작위로 입장시켜서 자리순이 별 의미가 없더군요.



 며칠 전에 검정치마의 마지막 앵콜 공연 티켓팅을 시도했는데요. 또다시 광탈했습니다. 애초부터 자리는 없더군요. 티켓팅이 끝난 뒤 조휴일 인스타 댓글창의 댓글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요. 몇 가지 웃긴 댓글들을 읽어드리자면, '표는 처음부터 없었네', '개 같이 실패', '티켓팅 때 가사 맞추기 시험 보고 통과한 사람만 티켓 주세요.', '방탄중년단 한 번 보기 힘드네요 진짜', '그때는 알 수 없었지요 왜 나에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등등 광탈한 사람은 저뿐만 아니더군요. 티켓팅하면서 안 사실인데, 검정치마의 공연은 티켓 자리 순서대로 입장시키고, 플미티켓 근절을 위해 플미티켓은 입장이 제한된다고 하네요.



 어쨌든 단독공연을 못 갔던 분들이라면, 이번 펜타포트에서 검정치마의 공연을 즐기실 수 있겠네요. 바로 오늘, 토요일에 말이죠. 저는 못 가는 설움을 담아 플리를 만들고 있지만요. 가시는 분들 더위 안 먹게 조심하시고, 마음껏 락페를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튜브로 펜타포트 검치공연 영상 찾아봤더니 무려 15곡을 불렀네요? 삼복더위에 수트를 곱게 차려입은 조휴일군ㅋㅋ 곡마다 팬들이 떼창 해서 조휴일 목소리가 묻히기도 하더라고요. 어쨌든 저의 최애곡 Hollywood도 부르고 Antifreeze도 부르고... 많이도 불렀더군요.ㅎㅎ 누워서 그 현장을 편하게 체험할 수 있다니 참 좋은 세상입니다..^^


 

 2022년 9월 15일에 발매됐던 비교적 가장 최근 앨범인 [Teen Troubles]에 수록된 'Sunday Girl'을 첫 곡으로 듣겠습니다. "Teen Troubles는 '99년도로 보내는 러브레터입니다."라고 조휴일은 앨범을 소개했는데요. 17살의 학창 시절에 방황하면서도 풋풋했던 사랑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Sunday Girl'이란 곡에서 Sunday Girl은 교회 다니는 여자아이 Grace를 뜻한다고 하네요. Grace를 좋아했던 조휴일은 매주 일요일마다 Grace를 자신의 미니밴에 태워서 교회로 향했는데, 가사에 나오는 98.1은 한국 라디오 주파수 CBS 기독교 방송이라고 하네요. Grace와 이별 후 조휴일은 반기독교적인 성향을 가지게 됐다고 합니다. 검정치마의 'Sunday Girl' 듣고 오시죠.



 두 번째 곡으로 틀어드릴 곡은 마찬가지로 [Teen Troubles] 앨범에 수록된 '어린양'이란 곡입니다. 2022년 9월 15일에 정규앨범이 나오기 한 달 전, 8월 4일에 싱글앨범으로 '어린양'을 발매해서 팬들의 갈증을 달래주기도 했는데요. 이 곡은 뮤직 비디오와 함께 보면서 가사 속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는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처음엔 '자길 예수처럼 빗대어 신격화한 건가'란 적잖은 오해를 했는데요. 네이버 블로그 '재형의 수집노트'에서 '어린양'에 대한 해석을 읽다 보니 재밌는 부분이 많이 숨겨져 있어서 출처를 밝히고 몇몇 내용을 공유해 드립니다.

(출처:https://m.blog.naver.com/llama_studio/222839928755)



 '어린양' 가사 중에 이런 가사가 있는데요.



 '이제는 내 이름에서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하네

/ 그 누가 여기서 날 대신할 수가 있겠니 baby'



 이 가사를 보고 조휴일이 정말 천재(?)가 아닌가 느꼈던 게, '내 이름에서 모자를 벗고'는 '조휴일'이란 이름에서 모자를 뜻하는 'ㅎ'의 모자를 벗기면 'ㅎ'이 'ㅇ'이 됩니다. 그럼 '휴일'에서 '유일'이 되겠죠. 'ㅎ'의 'ㅗ'부분이 모자를 연상시키지 않습니까? 모자를 벗고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니.. (이런 해석이 가능한 블로그 주인장도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사 앞부분에 '따라 하게 그냥 놔둬라'란 부분이 있는데, '어차피 아무리 내 음악을 따라 해도, 난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야'라고 자신의 음악을 따라 하는 사람들에게 관대하게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건 제 주관적 생각)



 네이버 블로그 '재형의 수집노트'란 블로그의 해석글을 참고하지 않았다면 그냥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를 부분이었어요. 이곳에서 뮤직비디오 해석도 읽을 수 있었는데요. 뮤직 비디오에서 신도들처럼 보이는 하얀 옷의 소녀들이 땅에서 파낸 '뻥튀기 기계'를 돌리자 조휴일이 사이비 교주처럼 등장합니다. 팬서비스로 막춤도 추고요. 신도들에게 성체를 나눠주는데, 뻥튀기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ㅋㅋㅋ 건드리면 안 될 종교의 영역까지 건드린 듯한 조휴일 군... 기독교 엄청 까네요ㅋㅋ



 이 블로그의 주인장은 뻥튀기가 나온 부분에서, 뻥튀기에 비유해서 '내가 너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어 있는 건 아닐까', '나는 뻥 튀겨져 있고, 나를 향한 평가가 좀 과하다'라고 해석하더라고요. 얼핏 들으면 자신을 신격화해서 나를 따르라는 것처럼 비쳤을 수도 있겠네요.



 계속해서 검정치마의 'Our Own Summer'를 들을 텐데요. 저는 대체적으로 이런 무드의 곡을 좋아하는 듯합니다. 검정치마의 'Hollywood'란 곡도 저의 최애곡인데, 이번 앨범의 이 곡도 비슷한 분위기인 듯해서 이 곡을 꼽았습니다. 앨범 속 다른 곡들도 찬찬히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조휴일의 십 대 학창 시절에, 매미가 울던 그 여름날에 풋풋했던 첫사랑을 간접적으로 함께 즐겨보시죠. 저는 구구절절한 첫사랑의 기억은 없지만,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애틋했던 첫사랑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가사가 끝난 뒤 매미우는 소리가 들리는데요, 폭염이 난무하는 여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여름이 좋아지게 됩니다. 이 곡은 펜타포트 때 조휴일이 마지막으로 부른 곡이기도 합니다. 검정치마의 'Our Own Summer' 들으며 검정치마 편 마무리할게요.




2. 김윤아 - 봄날은 간다 / Going Home / 행복한 사랑은 없네


 저는 개인적으로 밴드 자우림의 보컬인 '김윤아'의 솔로곡들을 좋아합니다. 자우림 밴드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아이들을 데리고 코인 노래방에 다녀왔는데,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를 불렀습니다. 이 곡은 제 오랜 18번 곡이기도 한데요. 저는 이 '봄날'이란 어감이 단순히 계절의 변화뿐만 아니라 '좋았던 시절'이 지나감을 담담히 지켜보는 것처럼 느껴져서 달콤 쌉싸름한 감정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즐겨 부르는 편입니다. 우울할 때도 들으면 좋은 김윤아 솔로앨범을 꼭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곡 외에도 '담', 너무나도 유명한 '야상곡'도 추천드립니다.



 다음 곡은 김윤아의 'Going Home'이란 곡인데요. '봄날은 간다'처럼 유명한 곡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곡이라 넣었습니다. 저는 이 곡이 마치 '너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지금까지 힘든 삶을 버티고 살아오느라 고생 많았어'라고 위로해 주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제 장례식 때 이 곡을 BGM으로 틀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제 장례식 때 틀어줄 플리를 미리 만들어 놓는 것도 재밌겠네요.



 김윤아는 지난 4월에 "행복한 사랑은 없네"라는 라이브 앨범을 공개했다고 하는데요. "행복한 사랑은 없네"라는 프랑스 시인이 쓴 시에 프랑스 작곡가가 곡을 붙인 동명의 노래가 앨범의 제목이 되었다고 해요.



 저도 얼핏 들어봤는데 '역시 김윤아'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압도하는 성량의 목소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윤아의 세 번째 추천곡으로 '행복한 사랑은 없네'란 곡 듣고 오겠습니다.



 자우림으로선 데뷔 25주년이라는데요. 학창 시절, 자우림 노래를 즐겨 부르던 추억이 기억나네요.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뮤지션들이 음악활동을 꾸준히 하는 모습을 보는 건 꽤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해 봅니다.




3. 장기하 - 부럽지가 않어


 제 친구 중에 음악 듣는 걸 좋아하고, 공연 자주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장기하를 참 좋아합니다. 10년간 활동했던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정규앨범 5집을 마지막으로 2018년 12월 31일에 해체했는데요.



 해체 이유에 대해서는 "5집 앨범이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만하기로 했다. 이 6명 조합으로 나올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 앞으로 내리막길 걷는 모습을 보이느니 정점에서 끝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고 하네요. 박수칠 때 떠나는 건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데, 큰 용기와 결단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물론 팬들은 아쉬운 마음이 크겠지만요.



 어쨌든 제 친구는 '장기하와 얼굴들' 마지막 단독공연티켓을 구하지 못해서 반포기하고 있다가, 막판에 극적으로 티켓을 구해서 공연을 보고 왔다고 하네요. 장기하가 이번 펜타포트에 라인업 되어있는데, 그 친구도, 저도 펜타포트에 가지 못하는 사실이 슬프네요.



 장기하에 대한 정보가 전무해서 좀 찾아봤는데, 장기하 특이사항에 '우리말 띄어쓰기나 맞춤법에 상당히 예민한 편이다'라는 구절에서 빵 터졌습니다. 저도 맞춤법에 좀 신경 쓰는 편인데, 아무리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오타가 너무 많으면 그분의 인상이 좀 달라지더라고요. 물론 이제는 일일이 고쳐주지 않고 넘기지만, 속으로 혼자 조용히 그 사람에 대한 인상만 좀 달라집니다.



 갑자기 얘기가 딴 데로 샜는데요, 장기하의 이 곡은 우연히 듣게 된 곡인데, 들으면서 빵 터진 곡입니다. 장기하 하면, 읊조리듯 팩폭을 팍팍 날리는 가사로도 유명한데요. 듣다 보면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줍니다.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일침을 놓는 가사가 맘에 들더라고요. 한국인들은 '행복'도 경쟁하며, '보여주기식 행복'을 너무 남발해서, 그 대열에 끼지 못하는, 지금 불행한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요. 며칠 전 저 또한 '행복의 탈증명화가 시급하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장기하도 경쟁, 비교로 점철된 한국의 분위기를 보고 비판하듯 쓴 곡이 아닐까 싶네요.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 듣고 오겠습니다.  




4. 장기하와 얼굴들 - ㅋ / 그러게 왜 그랬어 / 등산은 왜 할까



 장기하 곡을 듣는 김에 '장기하와 얼굴들' 곡들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우연히 '장기하와 얼굴들'의 'ㅋ'이란 곡을 들었는데, 헤어 나올 수 없었어요. 계속 듣게 되더라고요. 가사가 웃기면서 슬픕니다. 가사를 좀 읽어드리자면요.



'웬종일 쿵쿵대는 내 맘을

시시콜콜 적어 전송했지만

너는 쿨쿨 자다가

아주 짧게 ㅋ 한 글자만 찍어서 보냈다



ㅋㅋㅋ도 ㅋㅋ도 아닌 한 글자에

눈물 콱 쏟아져 버리고 말았네



나는 마치 콩을 옮길 때처럼

이모티콘 하나마저

조심스럽게 정했어

나는 큰 결심을 하고서 보낸 문잔데

너는 ㅋ 한 글자로

모든 걸 마무리해 버렸어'



 콩을 옮길 때처럼 이모티콘 하나마저 조심스럽게 정했대요. 'ㅋ'라는 성의 없는 답장을 받느니 차라리 읽씹이 나은 걸까요? 장기하와 얼굴들의 'ㅋ' 듣고 오시죠.



 다음 곡은 이어서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러게 왜 그랬어'란 곡입니다. 이 곡은 '장기하'의 오랜 팬인 제 친구의 추천곡이기도 한데요. 가사를 들어보니 툴툴대면서 다정한 '츤데레'의 정석이네요. '맨날 왜 그래?'에서 소리 지르듯이 노래 부르는 부분에서 빵 터졌습니다. 빵 터지는 구간이 많네요.



 전 왜 진작 장기하의 매력을 알아채지 못한 걸까요? 그 친구가 절 '장기하와 얼굴들' 공연에 데리고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땐 장기하의 매력을 알지도 못했고, 곡들도 잘 알지 못해서 뚱하게 서 있다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돌아왔던 기억이 있네요. 그 당시만 생각하면 아직도 제 친구에게 미안해요. 제대로 같이 즐겨주지 못해서요. 제 뚱한 표정 때문인지 장기하가 저희 쪽으로 안 오고 다른 쪽으로만 가더라고요. 제 친구는 무슨 죕니까? 죄가 있다면 절 데려간 죄밖에 없죠.



 그 당시에 전 열광하는 팬들과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끊임없이 이끌어내는 장기하의 모습을 보면서 '교주와 신도들'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무서웠던 것도 사실이에요. 지금에 와서는 사과합니다. 사람 일은 참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속단하면 안 됩니다. 장기하, 참 좋은 곡들이 많았네요.



 다음 곡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등산은 왜 할까'입니다. 한창 제가 '등산'에 대해 느꼈던 심정들을 장기하가 고대로 가사로 써놓은 곡이 있더라고요. 가사를 잠깐 읽어 드리자면요.



'등산은 도대체 왜 하는 걸까

뭐 하러 힘들게 높이 오를까

어차피 내려올 걸 알면서도

뭐 하러 그렇게 높이 오를까


술은 또 왜 그리들 마시는 걸까

뭐 하러 몸 버려 가면서 노나

어차피 깨버릴 걸 알면서도

뭐 하러 그렇게 취하려 들까


내가 지금 마음이 차가운 건

따뜻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야'



 저는 평소에도 등산 동호회다 뭐다 해서 우르르 같이 등산 다니며 산 타고 내려와서 막걸리에 파전 먹는 한국인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요.



산 타는 걸 좋아한다면 혼자 타면 그만인데, 왜 그걸 꼭 무리 지어 같이 다니는지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예전엔 산 타는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인지, 가끔 산에 가보고 싶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여전히 등산보다 숲길 산책을 더 선호하긴 합니다. 어쨌든 '가사'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한 '장기하'의 곡 추천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장기하의 곡들을 이제야 찾아 듣다니 저 너무 뒷북인가요? 어쩔 수 없습니다. 저 원래 뒷북 잘 칩니다.ㅎㅎ



 제가 플레이리스트에 넣은 추천곡 이외에도 '장기하와 얼굴들'의 '우리 지금 만나', '그건 니 생각이고', 싸구려 커피', '별일 없이 산다' 이외에도 숨은 명곡들이 많으니, 많이들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5. Kirinji - honomekashi (호노메카시 : 암시)(feat.새소년) /nestling(네슬링) / rainy runway


 키린지는 제가 학창 시절에 즐겨 들었던 일본 2인조 밴드인데요, 중간에 6인체제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호리고메 타카키 1인 체제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학창 시절에 키린지의 'aliens'를 수백 번 들었던 것 같아요. 새벽에 들으면 감성폭발이죠. 키린지는 '노래로 시를 쓰는 가수'란 평도 듣고 있는데요, 저는 일본어를 알지 못하니 검색하여 찾지 않는 이상 그 의미와 뜻을 더 깊게 헤아리지 못하고 그저 멜로디에 의존해서 들어왔기에 아쉬움이 크네요.



 2004년엔 이상은과 합동공연을 하기도 했다고 해요. 이번 펜타포트에서는 6인조 구성으로 풍성한 사운드를 보여줄 예정이라는 소개글을 보니, 펜타포트에서 키린지의 공연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키린지는 올해 9월 6일에 새 앨범 'Steppin' Out(스테핀 아웃)' 발매를 앞두고 있는데요. 새소년이 피처링에 참여한 수록곡 'honomekashi : 암시'란 곡은 언어 대신 기척이나 분위기 같은 느낌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한 노래로, chill한 사운드가 더해져 몽환적이고 청량감이 느껴지는 여름에 어울리는 댄스곡이라고 하네요. (곡 소개를 뭐 이리 거창하게 써놨을까요..)



 일본어와 한국어 가사를 포함시켰으며, 새소년의 특색 있는 보컬이 더해졌다고 합니다. 새소년은 해외 아티스트와 협업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번엔 태국가수 품 비푸릿과 협업하여 피처링하더니, 이번엔 키린지와 함께했네요. 제가 좋아하는 가수들과 릴레이로 협업하는 게 신기할 뿐입니다. 정보들은 각종 기사와 펜타포트 소개글 등을 참고했습니다.



 키린지의 다음 추천곡은 'nestling(네슬링)'입니다. 일본 드라마 '소란스럽게밥'의 ost라고 하는데요. 올해 4월 11일에 발매됐네요. 키린지가 1996년부터 활동했는데 이렇게 꾸준하게 앨범을 내고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게 너무 경이로울 뿐입니다.



 학창 시절에, 그리고 가끔 생각나서 들었던 'aliens' 외에도 꾸준히 곡을 내고 활동하고 있었네요. 신곡들도 너무 좋아요. 왜 'aliens'만 주야장천 들었던 걸까요. 이번 기회에 키린지의 수많은 곡들을 차근차근 들어봐야겠습니다. 통통 튀는 분위기의 경쾌한 곡이네요. 비록 무슨 뜻인지 가사는 알 수 없지만요. 이럴 땐 일본어를 알고 싶네요. 하지만 여느 때처럼 멜로디에 집중해서 들어볼게요.



 키린지의 마지막 추천곡입니다. 'rainy runway'란 곡인데요. 이 곡도 비교적 최근이네요. 2022년 6월 22일에 발매된 곡입니다. 개인적 취향으로는 'nestling'이란 곡보다 이 곡이 더 취향저격인 것 같아요. 이 곡은 어떤 친절한 분이 가사 해석을 해 주셔서 읽어봤는데, 가사도 참 시적이고 마음에 들더라고요. 요새 들어 한가하게 시집이 그렇게 읽고 싶습니다. 가사를 좀 읽어 드릴게요.



'몇 번이나 되풀이

사실 이미 질린 지 오래야


넌 계속 그곳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지


이어폰을 낀 채로

화면만 줄곧 쳐다보니


어느새 비가 그친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어


언제나 걷던 길이 런웨이'



 'aliens' 이후로 키린지의 띵곡을 갱신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너무나도 쓸쓸하고 외로운 분위기인데 또 노래는 경쾌하게 부르는 것이 딱 제 취향입니다. 키린지의 다른 곡들도 각자, 함께 들어보시길 추천드리며 키린지의 추천곡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내 맘대로, 2023 펜타포트 라인업 플레이리스트 1편 여기서 마무리하고, 2편에서 찾아뵐게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불확실한 날들을 살고 있다면, 읽어볼 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