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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없는 사람들

타인의 호의를 당연시하는 사람들

by 손나다



타인이 베푼 호의를

맡겨놓은 것처럼 당당하게

요구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어제 김미경 선생님

무료강연에 다녀왔다.



약 2시간의 열띤 강의 후

김미경 선생님이 책 2권,

다이어리 2개를 나눠주며

훈훈하게 마무리하려는 참이었다.



'지금 인생이 너무 힘들다 하는 사람

손 들어봐요.'



라고 한 뒤 2명을 불러서

다이어리를 나눠주려던 그 순간



목발을 짚은 한 나이 든 여자분이

앞쪽으로 나와 큰소리로 외쳤다.



"저도 힘들어요!

전 저 사람보다 더 힘들어요!

전 다리도 다쳐서 목발도 하고 있어요.

저도 주세요!"



김미경 선생님은

이미 2명을 뽑아서

번복할 수 없다며

기존의 2명에게 선물을

나눠 주었는데

그분은 끝까지 물러나지 않고

계속 불평을 해댔다.



"왜 나는 안 봐주는 거야.

나도 힘들다고.

다이어리는 필요 없으니

책 주세요!"



그래도 김미경 강사님이

꿈쩍하지 않자

한숨을 쉬고

오만 죽상 다하며

돌아섰다.



책이 읽고 싶다면

직접 사서 읽으면 되는 거 아닌가.



책값 비싸봐야 2만 원이다.

책 살 돈이 없으면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염치가 없는 거 아닌가.



본인이 어떻게 보이는지

모르는 건가.



불쾌한 일을 겪은 당사자처럼

내가 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분노가 치밀었다.



그분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의 불행은

당신이 해결해야 할 몫이지

타인에게 당당하게 요구할

권리는 아닙니다.



일이 잘 안 풀리고

되는 일이 없다며

죽상을 하고 있으면

죽상을 하게 되는 일들만

계속 생길 겁니다.



그러니 마치

세상에서 제일 운이 좋은 사람처럼

웃으세요.



다 큰 어른이

일이 내 뜻대로 안 될 때마다

징징거릴 겁니까?



원래 인생은 내 뜻대로 되는 게

거의 없어요.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해도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변수에 속절없이 휘둘리는 게

인생이란 말입니다.



50대이신 거 같은데

아직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거나

가련한 운명의 여주인공인 자신에게

너무 취해있거나

알면서도 대책 없이 투덜거리거나

어쨌거나 셋다 최악입니다.



인생은 공짜가 없어요.



무료강연이란 타이틀을 달았지만

상조회사의 후원 때문에

본 강연 전에

한 시간 반 가량을

상조가입설명을 듣고

상조가입을 권유받아야 했다는 점을

상기해 보



정말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어쨌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현금을 지급하지 않고

우리의 시간을 갈아 넣었으니

김미경 선생님의

'무료'강연을 들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세요.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직접 사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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