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과 헤어질 결심, 쓸데 있이 글 쓸 결심
시간이 남으면 자꾸 딴짓을 한다. 쓸데없는 검색을 하거나, 아까 본 뉴스를 보고 또 보고, 자동추천되는 유튜브들을 계속 시청한다. 시간이 남지 않아도, 뭔가 좀 지루하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 치면 그렇게 보낸다. 보낸다’보다 시간을 빨리빨리 없애버리고 소모시켜 버린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생각하기 싫고 집중하기 싫어서 그런 것 같다. 이렇게 보내는 수많은 자투리시간들이 너무 아깝다. 인생은 그런 자투리시간을 어떻게 잘 보내느냐에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러다가 죽는 날까지 쓸데없이 보내는 게 아닐까 하는 쓸데 있는? 걱정이 든다.
어떻게 하면 쓸데 있게 그 시간들을 보낼 수 있을까? 뭔가 뿌듯하면서도 익숙하고 편리한 것이 뭐 없을까 하다가, 자투리 시간에 글 쓰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순간에 번뜩이는 영감 같은 것, 아니면 그런 특별한 영감 같은 것이 떠오르지 않는 지루함에 대해, 내 눈앞에 보이는 들리는 풍경들에 대한 짧은 단상 같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아직은 글이라는 것에 대해 그리고 그 형식에 대해 어떤 틀을 가지고 있어서 자투리 글에 대한 우려가 있다. 글이라면 어느 정도 짧지 않고 일관되게 표현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일필휘지나 촌천살인 같은 천재의 말이나 문장이 아니라면 말이다. 사실 나는 말할 때나 글을 쓸 떼가 잘 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핵심적인 말 이외에는 사족 같아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아 말수가 적은 편이다. 말 연결해서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할 말이 너무 많아서 글쓰기가 어렵다고 한다. 나는 할 말이 너무 많지 않다. 그렇다면 나는 어쩌면 자투리로 짧은 글을 쓸 수 있는 좋은 배경을 가진 걸까?
앞문단과 이 문단, 이 짧은 시간에도 참지 못하고 뭔가를 검색했다.’ 자투리 글’을 검색해 본 것이다. 이렇게 습관이란 것이 무섭다. 자투리 글을 쓰려면 우선 자투리 글을 쓰는 동안, 다른 쓸데없는 곳에 한 눈을 팔아서는 안된다. sns나 카톡 등이 자투리글을 쓸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한 눈을 팔기 가장 쉬운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 눈을 팔지 않고 3~5분 이상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극적인 설정을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지금이 내 생에 마지막 3분이 남았다면 나는 무슨 글을 남기겠는가? 내게 글을 쓸 수 있는 최초의 자유시간이라면? 그리고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면 어떤 글로 시작하겠는가?
오늘도 많은 시간들을 흘려보내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이럴 때 꼭 떠오르는 말, “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지”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또 하루가 갈 줄 알았다. 오늘은 정말 깊이 반성한다. 그리고 자투리 글쓰기, 조각글쓰기에 대해 도전해 보겠다. 짬짬이 글을 써보겠다. 내 최초의 시간인 것처럼, 또는 내 마지막 시간인 것처럼 소중한 시간들과 조용히 만나보겠다. 나를 소모시키는 세상의 터질듯한 소음들에서는 이제 좀 멀어지겠다. 눈과 귀와 손을 눈앞에 순백의 아름다운 침묵에 집중시키자. 그것부터 시작하자. 나머지는 알아서 스르르 움직이도록 하자. 지루하다면 지루하다고 쓰고 할 말이 없으면 할 말이 없다고 쓰자. 그냥 그렇다고 쓰자. 뻔뻔하게 솔직해 지자. 나에게 솔직해지는 시간이 많을수록 쓸데 있다. 쓸데 있이 글 쓸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