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이제는 좋으나 싫으나 옹기종기
한데 모여 살아야 합니다.
흩어져 서있던 가지들
된바람이 세차게 흔들어댑니다.
맨발로 버티던 마지막 잎새
부들부들 떨며 제 몸에 성냥불을 붙입니다.
홀로 버티다 손사래 치며 떠나갑니다.
우리는 둥글게 서로의 어깨를 부여잡고
함께 주저앉아 뭉근하게 젖은 대지 위에
순한 눈 꿈벅이는 등불 밑 어린 양떼처럼
낮게 웅크린 맨몸들 잇대어 살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