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슨 새들러, <지속 가능하지 않은 여행>
환경 다큐멘터리 <지속 가능하지 않은 여행(The last tourist)>은 전 세계와 도시를 누비며 환경을 파괴하고 쓰레기를 양산하고 자원을 독식하는 오버 투어리즘의 관광 형태를 고발하고 있다. 태국 연간 3980명, 캄보디아 연간 620만명, 프랑스 연간 9000만명, 멕시코 연간 4800만명, 인도, 케냐... 전 세계의 관광 수치가 이어진다.
각 나라들은 관광 산업에 박차를 가하며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혈안이 되었다. 하지만 주요 관광지로 떠오르는 곳을 살펴보면 글로벌 체인점이 거리를 장악하고 있다. 호텔, 식당, 카페, 쇼핑몰 등 서구 체인점들이 로컬 상점이나 현지인들을 외면한 채 자본을 독점하고 있다. 케냐의 경우 관광객의 1달러는 그중 겨우 14%만이 현지에 남고 나머지는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여행지가 어느 곳이든 서구식 상품만 먹고 자고 즐기는 동안 장소만 이동했을 뿐 현지와의 융화는 거의 없다. 그들은 관광지에 와서 현지인들의 시간과 장소를 뺏을 뿐이다. 이러한 관광을 ‘신식민지’로 부르기도 한다.
영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여행>에서는 특별히 세 가지 부분의 관광 폐해와 그 대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동물 관광, 자원봉사 관광, 지역경제를 고려하지 않는 관광에 대해서이다. 이제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먼저 동물쇼가 벌어지는 동남아이시아의 관광 행태가 나오면 차마 눈을 의심할 정도로 심각한 장면, 마음이 아픈 장면도 많지만, 문제를 직시하는 것이 해결을 위한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똑바로 한 장면 한 장면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원숭이 서커스, 뱀쇼, 고래쇼, 그리고 코끼리 쇼 등. 특히 코끼리의 경우 야생에서 포획하여 사육사가 길들이기 위해 새끼로부터 떼어놓고 2주 이상을 학대와 고문을 가한다. 다리는 사슬로 묶어 놓고 지내며 코끼리 타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말을 안 들으면 지니고 있던 갈고리로 상처를 낸다. 이런 코끼리를 평상시에는 코를 묶어두고 관리한다는 데 그건 코끼리가 자기 코를 물어 출혈로 자살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인 구달과 멜리사 매틀로(세계동물보호 캠페인 디렉터)의 설명이 이어지면 동물관광에 있는 동물들이 보이는 이상 증세와 거친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 찍는 동물들이 얌전하게 있는 것은 약을 먹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자원봉사 관광이다. 현지 고아원에 가서 아이들과 놀고 가르치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고 추억하는 한 여성이 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이 착각이라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 캄보디아 한 고아원에서는 자원봉사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부모가 있는 데도 고아라며 아이들을 데려다놓고 기부금을 받는 곳이 흔하다. 이곳의 아이들은 실제로는 부모와 떨어져 지내 애착장애증후군 증세을 겪게 되고 결국 우울증 증세를 앓거나 자살하기도 한다. 주디 케퍼-고나(지속 가능한 여행 및 관광 어젠다 설립자)는 동물원 관광과 자원봉사 관광은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대형 크루즈가 도착하면 관광객은 정해진 식당으로 가고, 나눠준 쇼핑지도로 정해진 길을 따라 한바퀴 돌고나서 다시 승선한다. 그들은 미리 일러준 가이드의 말에 따라 현지인들의 물건은 사지 않고 교류도 나누지 않는다. 최근에는 크루즈 안에 서핑, 암벽, 범퍼카, 카지노, 수영장 등이 인기를 누리는 바람에 내리지 않는 손님도 많다.
현지인들이 보기에 관광객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에 낯선 손님이 와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훼손하고 파괴시키고 가는 이들이다. 야착 델핀 파우치 얄리샤라(Pimpilala Lodge 창립자)는 여행이란 ‘우리가 남의 집에 가는 것’과 같고 ‘남의 공동체에 간 손님’과 같다고 말해준다. 그러니 관심있는 여행지에서는 현지인의 가르침과 설명을 듣고 안내를 받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로컬 식당과 로컬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의 시장에서 장을 보고 그들이 만든 물건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그들이 살고 있는 터전과 문명을 훼손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무엇보다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여행>의 원제는 <The last tourist>이다. 우리 모두가 마지막 ‘관광객’이 될 수 있도록, 진정으로 ‘책임있는 여행자’가 될 수 있도록 이 영화는 함께 노력하자고 전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임있는 여행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와 단체 출처: <The last tourist>
이제 우리가 책임있는 여행자, 의식있는 여행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때이다. 영화 사이트에서는 세계동물보호, 어린이 안전, 관광의 평등을 위해서 많은 자료들과 교육의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먼저 그동안의 관광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들을 만날 수 있다. 이미 영화 속에서 여러번 등장했던 상두엔 렉 차일러트가 <세이브 엘리펀트 재단>을 세워가 상처받은 코끼리를 어떻게 돌보는지 볼 수 있었다. 교육 카테고리에는 <지속 가능한 관광: 미래를 다시 생각하다>와 <지속 가능한 관광: 사회 및 환경 측면> 등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과정도 소개되어 있다.
영화의 끝에서 자막이 올라갈 무렵 각 여행자들이 책임있는 여행자가 되기 위해 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산호초에게 피해가지 않는 선크림 쓰기”, “샴푸, 린스 등 플라스틱용품 안 쓰고 개인컵 가지고 다니기” “현지숙소를 이용하고 공정한 여행인지 조사하기” 등. 개인이 각자 실천하고, 여행사에 책임있는 여행을 요구하고, 현지를 존중하며 그동안 꿈꿔왔던 여행을 하기를 바란다.
이 영화는 2021년에 제작되어 COVID-19로 여행이 멈춘 각 도시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 기간이 우리가 어떤 여행을 해야 하는지, 새로운 여행방식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깨닫는 시간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는 COVID-19가 끝나고 이전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이 세계를 누비고 있는 세상을 보고 있다. 그동안 멈추었던 것보다 몇 배에 달하는 관광이 풀가동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지금, 이순간 더 절실하게 필요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지속 가능한 여행이 되려면 탄소발자국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오버 투어리즘이라는 과잉 여행이 주는 직접적인 영향이 바로 탄소발자국이다. 비행기 이동을 줄이자는 캠페인을 많이 볼 수 있으며, 프랑스는 2시간 30분 이내에 기차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는 국내선 항공편 운항을 금지하는 법안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2023년) 그러므로 여행을 시작한다면 보다 탄소발자국이 적은 이동수단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 글 : 소노스(SONOS)
■ 사진 이미지 출처 : https://www.vaildaily.com/
■ 영화 사이트 : https://thelasttouristfil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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