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데칼코마니처럼
k의 인생의 굴곡과 나의 인생의 굴곡은 너무나 닮아 있었다.
k는 친구의 룸메이트였는데 k와 나는 친구를 통해서 두어 번 만난 사이였다.
친구는 너희처럼 비슷한 인생을 살면 서로 위로해 주기 좋으니 친하게 지내라고 했다.
어느 날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k가 목에 커다란 상처를 숨기고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자살을 시도한 것 같다며 자신은 k의 상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으니 나에게 k를 만나서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반드시 k를 살리고 싶었다.
만나면 어떤 말부터 건네야 할까?
내가 정말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k는 결국 나와의 만남을 거절했고
며칠 뒤 친구가 출근해서 집을 비운 사이에 조용히 옷방에서 생을 마감했다.
시간을 되돌려서
그 당시 k가 나를 만나 주었다고 해도 내가 그녀에게 건넸던 조언은 완벽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녀에게 건네는 조언은 나에게 건네는 조언과도 같으니까.. 나 또한 자신의 인생 앞에서 한없이 불완전한 존재일 뿐이다.
나는 k에게 건네지 못한 어설픈 조언 대신, 그녀가 버리고 떠난 인생의 반대편 데칼코마니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보려 한다.
주어진 인생을 끝까지 다 살아내고 하늘로 올라가는 날 k를 만나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k야 네가 극장에서 급하게 나가버려 볼 수 없었던 쿠키 영상들을 나 혼자 남아 끝까지 보고 왔는데 너무 길어서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재미있는 장면도 많더라~ 한번 들어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