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지 않아도 된다.

천천히 올라오는 삶

by 손샤인

급하지 않아도 된다.

해는 이렇게 올라온다.


이 문장을 오늘의 일출 앞에서 다시 배운다.

예전의 나는 늘 서둘렀다. 남들보다 늦을까 봐, 기회를 놓칠까 봐, 가만히 있으면 뒤처질 것 같아서.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앞질러 걱정하며 오늘을 재촉했다.

빨리 좋아져야 했고, 빨리 회복해야 했고, 빨리 증명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안다.

해는 누가 재촉하지 않아도 제시간에 오른다는 걸.

구름이 있어도, 하늘이 흐려도, 밤이 길어 보여도 결국은 빛이 올라온다는 걸.

느린 것 같아 보여도, 멈춘 것처럼 느껴져도, 안에서부터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다는 걸.


중년이 되고, 갱년기를 지나며 몸은 예전 같지 않고 마음도 자주 흔들린다. 어제보다 나아졌는지 확신할 수 없는 날도 많다. 그럼에도 하루를 무사히 건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날들이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오늘의 일출은 화려하지 않았다.

요란한 색도, 눈부신 순간도 아니었다.

그저 천천히, 묵묵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그 모습이 꼭 지금의 나 같아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급하지 않아도 된다.

해는 이렇게 올라온다.

그리고 이 일출은,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일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