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덜 해치며 사는 연습

동물에게 꽃이 되고 싶은 사람의 비건 기록

by 손샤인

덜 해치며 사는 연습을 시작합니다.

이 매거진은 완벽한 비건이 되기 위한 기록이 아닙니다. 사람이 동물을 너무 쉽게 해치는 세상에서, 조금

덜 해치며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연습의 기록입니다. 흔들리고, 멈추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까지 포함해. 매주 일요일마다 조용히 써 내려갑니다.

프롤로그


비건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한 문장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분명한 건,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동물을 너무 쉽게 해친다는 생각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뉴스 속 장면들,

아무렇지 않게 소비되는 이야기들,

그 앞에서 나는 자주 멈췄다.


그리고 문득

이런 마음이 들었다.


동물에게

사람이 꽃이 될 수는 없을까.


나는 오래 병원에서 일했다.

수많은 생의 시작과 끝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보아왔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삶은 늘 공평하지 않고,

선의가 언제나 보상받는 것도 아니라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해피엔딩을 믿는다.


기적처럼 모든 게 해결되는 결말이 아니라,

끝까지 버텨낸 사람이

자기 삶을 지켜내는 순간을.


비건을 선택한 건

완벽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설명하거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다만

조금 덜 해치며 살고 싶었다.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이 연재는

완벽한 비건이 되기 위한 기록이 아니다.


나는 아직 서툴고,

앞으로도 흔들릴 것이다.

때로는 타협할 것이고,

되돌아오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기로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마다

나는 이 선택을 기록하려 한다.


잘한 날뿐 아니라

망설인 날까지 포함해서.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딘가에서 멈칫하고 있다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함께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모두

배우는 중이니까.


# 이 글은 ‘덜 해치며 사는 연습’ 연재의 시작입니다.

매주 일요일, 비건을 선택하며 흔들리고 돌아오는 과정을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