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15]
얼마 전 인스타에서 ‘얼굴에 빛이 나는 사람’에 대한 글을 읽었다. 나답게, 꾸준히,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은 얼굴빛부터 다르다고 했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휴대폰 화면에 비친 내 얼굴을 들여다보게 됐다. 오십이 넘으니 정말 얼굴에 그 사람의 삶이 보인다는 말을 실감한다. 많이 웃어서 생긴 주름과, 이를 악물고 버티느라 찡그려 생긴 주름은 결이 다르다. 웃은 주름은 조금 구겨져도 부드럽고, 참느라 난 주름은 어딘가 굳어 있다. 예전엔 그저 잔주름이 싫고, 거울 속 탄력이 신경 쓰였다. 좋은 화장품을 찾고,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가 더 중요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는 생각이 바뀌었다. ‘이 주름이 어떻게 생겼지?’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른다. 오늘 하루 내가 얼마나 웃었는지, 누구에게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내 표정이 누군가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는지 불편하게 했는지가 더 궁금해졌다. 어차피 시간은 흘러가고, 얼굴은 나이를 먹는다. 주름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어떤 주름을 남길 것인지가 중요해진다. 그래서 요즘 나는 거울 앞에서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은영아, 오늘 너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살았니, 아니면 웃을 줄 아는 사람 얼굴로 살았니?”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느슨해지고, 입꼬리가 아주 조금은 올라간다. 성형으로는 만들 수 없는 얼굴빛이 있다면, 아마도 그런 표정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오늘도 내 얼굴에 작게나마 빛이 나기를, 내 곁 사람들의 얼굴에도 그런 빛이 번져 가기를, 그래서 나이 들수록 서로의 주름에서 “아, 참 잘 살아냈구나” 하는 안도를 읽을 수 있기를 조용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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