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거리를 둔다

거리를 두는 사람들

by 손씨

결코, 거리를 두는 삶이 외롭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그간 난 외로워지는 것이 두려워 사람을 내 영역 안으로 잡아당 겨 가둬 두고 애정을 쏟아부었다. 그게 우정이며 사랑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겨우겨우 붙잡아두며 헌신하는 삶을 살아봤자 결 국엔 ‘시절인연時節因緣’이란 말처럼 때가 되면 각자의 위치로 돌아 가기 마련이다. 그때 사람들은 공허함을 느낀다. 텅 비어버린 마음에 빨리 다른 사람을 채워 넣으려 하지만 아쉽게도 악순환이 계속될 뿐이다. 그럼 텅 빈 마음에는 무엇을 넣어야 할까.


사람들에겐 각자의 공간에서 나라는 존재를 보살피고 바로 세우 기 위해 스스로 돌볼 의무가 있다.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알아야 한다. 내 공간 안에 자아성찰自我省察을 위해 사색하며 쉴 수 있는 의자 도 놓아야 할 테고, 내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책과 책상도 필요할 것이며 또 내가 좋아하는 그림도 걸어 놓아야 한다.


이제껏 그런 공간을 혼자인 게 두려워 사람들로만 가득 채워버 렸으니 정작 나를 찾을 수 있는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나를 위해 그들을 내 집에서 잠시 내보낼 결단이 필요하다.


잠시 거리를 둔다.



“우리는 모두 한데 모여 북적대며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너 무나 고독해서 죽어 가고 있다.” - 알버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1875년 1월 14일-1965년 9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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