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은 사자를 사랑해서 풀을 뜯어다 주었고,

거리를 두는 사람들

by 손씨

김 씨(전에 만나던 여자친구)가 남양주에 있는 카페를 가자고 한 적이 있었는데 운전하기 귀찮아서 헤어질 때까지 한 번도 가질 않 았다. 그 얘기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져서 그랬다지만, 지금은 그때 한 번 갈 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우리가 헤어지기 전 에는 마음을 돌리려 대신 비싼 레스토랑에 데려갔었는데……. 정 작 원했던 남양주에 데려갈 생각은 미처 못 했다. 명색이 작가인데 이렇게 사람 마음을 몰라서 어디에 써먹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연인이 싸우는 이유가 그런 것 같다. 상대가 정말 원하는 건 남양주 카페에 가는 건데, 그저 비싸고 좋은 장소면 되겠지 하 는 일방적인 생각. 중요한 건 공감인 걸 왜 몰랐을까. 마음은 돈으 로 살 수 없는 유일한 가치인데 왜 잊고 살았을까? 내가 가난했을 때는 남들만큼 값비싼 선물은 못 해줘도 그녀가 원하는 것을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 손편지와 함께 선물했었는데, 왜 지금은 그저 나에게 갖는 서운한 마음을 값비싼 선물로 때우려 했는지 모르겠다. 만약 우리가 헤어지기 전에 남양주 카페에 가서 기분 좋은 바람 부는 곳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시 간을 보냈다면 혹시, 다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사람 마음조차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112 113 많다. 아무리 많이 가진들 잠시 마음을 살 수 있을지는 몰라도 깊은 마음속 진심은 결코 돈으로 사서 볼 수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건 나에게 진정으로 행복을 주는 것들은 값비싸지 않았다. 또 날 진심으로 사랑했던 상대가 원했던 것도 절대 비싸지 않았 단 것이다.


사랑이 지나고 떠오르는 추억들은

화려했던 장소와는 다르게 대부분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여름밤 동네를

산책하던 흔한 일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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