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는 사람들
‘웃지 않으려면 가게 문을 열지 마라’라는 말이 직장생활하는 내내 나를 옥죄여 왔는지 모르겠다. 아니 나를 그렇게 감정 없이 웃고만 있는 로봇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SNS에 우울증 테스트가 올라와 해봤는데 대부분 항목에 해당이 되었다. 당시 나는 신빙성 없다며 무시해 버렸고 힘든 내 처지를 합리화하려 했
었다. ‘이만한 직장이 어딨어?’ ‘내가 하고 싶어 했던 일이잖아. 꿈이잖아’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어 직장 관둔다고 달리할 게 있어?’라는 말로 자신을 속이며 참고 지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난 나에게 참 잔인했다. 쉬고 싶을 때 일주일도 맘대로 못 쉬는 인생을 10년 동안 살면서 그 삶이 좋다고 스스로 주문을 외우며 살아왔으니 말이다. 남을 속이기는 어려워도 내가 나를 속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것 같다. 나보다 어려운 처지인 사람만 보아도, 또 그 인터넷에 떠도는 성취하고 도전하고 포기하지 말란 말들만 봐도 쉽게 속아 넘어간다. 하지만 그것도 열정이 남아있을 때 말이지, 마음속에 불씨마저 사그라들어 버리면 그때 사람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꿈을 포기하거나 삶을 포기하거나.
나를 속이며 오래 살아왔던 기간이 길수록, 그 일에 내 모든 걸 다 바쳤었다면 꿈을 포기하기보단 삶을 포기하는 쪽을 택하는 것 같다. 이것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것에 허무함을 느꼈을 것이다.
꿈을 선택하는 삶은 그렇지 않은 삶보단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인생의 끝을 다 가보진 않아서 주제넘지만 결국, 뒤돌아보면 나 자신에게 잔혹했던 일은 다 부질없는 짓이다. 나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나를 지킬 수 있는 사람 즉, 꿈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