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운 남자

거리를 두는 사람들

by 손씨

내 입으로 말하기 창피한 이야기지만, 어릴 적 나는 남녀가 사귀면 결혼을 해야 한다 생각했다. 아니 이 말을 다시 하자면, ‘사귀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이유인즉, 우리 부모님도 서로가 첫사랑이고 연애해서 결혼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랑한다 말해서 연애를 하고, 그 말에 책임을 지며 사귀다가 서로 나이를 먹어 결혼하고, 그렇게 아이를 낳고 사는 줄로만 알았다.


난 지금 어린 나이도 아니고, 더구나 세상에 데일 대로 데이고, 배울 대로 배워, 이제 알만도 할 텐데, 아직도 ‘연애와 결혼’을 따로 생각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해서 “너도 연애 따로 결혼 따로라고 생각하니?”라고 친구들에게 묻고 싶은데, 돌아오는 대답에 내가 수긍하고, 나도 결혼을 그렇게 생각하게 될까 봐 묻지 않았

다.


앞으로 내가 만날 사람이 만약 속으로 ‘넌 결혼보단 연애하기에 좋은 사람이야’ ‘이 사실은 숨기고 연애만 해야지!’라고 한다면 얼마나 슬픈 일일까? 서로 사랑한다 말하지만, 그 말이 품은 뜻은 각자 다르다니……. 난 “죽을 때까지 사랑해”인데, 상대방은 “난 예식장 문턱까지만 사랑해”라면…….

창피한 말이지만 아직도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을 하고 싶다. 연애 따로 결혼 따로라는, 마치 그 네모난 동그라미 같은 모순을 아직까진 믿고 싶지 않다.

작가의 이전글사랑은 달콤한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