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의 일기장
그냥 그런 것 같다.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나날들이 반복되다 보면,
불분명한 이유로 힘들어지는 것 같다.
해서 “넌 뭐가 부족해서 그렇게 힘들어하니?”
라고 물으면 대답할 거리가 없어서,
또는 그럴만한 사연이 없어서,
“그냥”이라고 말하지.
사람들은 보이는 것으로 잣대를
대어 날 평가한다.
“넌 뭐가 부족해서 그렇게 힘드니?”라고.
그러면 난 그럴만한 사연이 없어,
“그냥”이라고 말한다.
입안에 생긴 물집처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듯
그 시기가 또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난 그저 “그냥”이라고 대답한다.
- 손씨 "그냥" -
Cats on the Sofa
Theophile Steinlen • 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