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의 일기장
감기에 걸렸을 때처럼
시련에도 약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을 하지 않게 하는 약.
눈물을 멈추게 하는 약
추억을 흐리게 만드는 약.
일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약.
일단 3일 처방받고,
그래도 못 잊겠으면 다시
3일 치 더 먹으면 되는.
기억에서 온전히 지우는 일이야 어렵겠다만,
증상을 완화시켜준다면야.
혹 그런 약이 나온다면,
사과 한 번이면, 다시 만날 수 있었던
인연들도 영영 헤어져 버리고 말게 될까?
누군가를 만날 때는 그것이
사랑인 줄 모른다 했다.
이별 후에야 사랑인 걸 알게 된다고.
만약 진짜 그런 약이 세상에 나온다면
세상 사람들은 어쩌면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평생을 살다 가지 않을까?
- 손씨 ‘그런 약’ -